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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제가 위험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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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화장품의 안전성 논란이 뜨겁다.

환경단체와 독성학자들은 “나노 입자의 사용은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된 뒤에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화장품 회사들은 “인체에 유해하다는 실험결과는 없었다”며 맞서고 있다.

안전성 논란은 미국 정부 연구기관의 발표로 촉발됐다. 미 환경보호국(EPA) 산하 연구소의 벨리나 베로네시 박사팀은 “선 크림에 들어가는 자외선 차단 성분인 산화티타늄 나노 입자에 생쥐 세포가 장기간 노출되면 신경세포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환경과학기술’지(誌) 최근 호에 밝혔다.

베로네시 박사는 “생쥐의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면역세포(microglia)가 산화티타늄 나노 입자에 1시간 이상 노출되면 활성산소가 지나치게 분비돼 오히려 주변 신경세포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고 밝혔다. 뇌 질환 가운데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은 활성산소에 지나치게 노출돼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장품 회사들은 이번 실험만 놓고 나노화장품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된 산화티타늄은 어류 등의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쳐 성비의 불균형을 야기시킨다는 이유로 선박 도료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화장품에는 별다른 규제 없이 쓰이고 있다.

산화티타늄 나노입자는 ‘백탁현상(하얀 막이 생기는 현상)’을 막아주고 자외선 차단효과가 뛰어나 색조 화장품과 선 크림에 많이 사용된다. 나노 입자가 들어간 선 크림은 발라도 창백한 느낌을 주지 않아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환경단체들은 나노 화장품의 사용금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구의 친구들’은 “소비자를 기니피그(실험동물)처럼 취급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을 냈다.

독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번 기회에 화장품 성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체 위험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잠재적인 위험성이 나타난 이상 예방을 위한 대책이라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도 우려의 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산화티타늄은 결합체로 있을 땐 생체 친화성이 뛰어나지만 나노 입자가 되면 화학적·물리적 특성이 완전히 달라진다. 일단 각질층에 흡수되면 신경세포에 반응을 일으킬 위험성이 존재한다"며 “독성 물질이 피부에 닿으면 바로 혈관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먹었을 때보다도 더 위험할 수 있다. 식품첨가물에 일일허용섭취량(ADI)을 정한 것처럼 화장품의 개별적인 성분들도 유해성이 의심되는 경우엔 규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훈 헬스조선 기자 jhsh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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