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시작 전 '골 연령 검사' 꼭 해봐야
수영, 어깨 골격 넓고 골반 작아야 유리
야구는 골반 크고 비만인 아이도 환영
아이에게 어느 종목을 시키는 것이 최선일지 미리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한국체육과학연구원 고병구 박사팀이 내놨다.
이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국가대표 선수 407명, 일반 어린이와 청소년 2406명의 체격, 체형, 생리적 조건 등을 비교 분석한 뒤 각 종목별 감독·코치 등의 자문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주요 종목별로 우리 아이에게 적합한 운동은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농구
키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국가대표 농구 선수들의 평균 신장은 187.0㎝(표준편차 7.3)으로 도약 종목(187.3㎝)에 이어 2위였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팔다리의 길이다. 경희대 체대 박수연 교수는 "팔 길이가 길면 드리블시 상대방의 공을 뺏기 쉽고, 다리가 길면 수비수들 사이에서도 한번에 쉽게 파고들거나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키가 크다고 해서 어릴 때부터 무턱대고 농구를 시키는 것은 금물. 고 박사는 "키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어릴 때 농구를 시작한 아이들이 있는데 이 중 절반 정도는 성인이 된 뒤 보통 키에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장판이 빨리 열리면 초·중학생 때는 키가 커 보여도 성장이 일찍 멈춰 성인이 된 뒤에는 오히려 작은 경우가 있기 때문. 따라서 아이에게 농구를 시키기 전에 반드시 골 연령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X-선으로 손을 촬영해보면 성장판이 어느 정도 열려 있는 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수영
역시 키가 중요하다. 서울체고 수영부 이병호 감독은 "수영은 키가 클수록 절대 유리하다"고 말했다. 손바닥의 두께와 크기, 어깨 넓이와 지극(팔목에서 어깨까지의 길이)의 길이도 중요하다. 수영 감독들은 선천적으로 어깨 골격이 넓은 대신 골반이 작은 아이들에게 눈독을 들인다. 골반이 작으면 물살을 가르고 나아갈 때 저항을 그만큼 덜 받기 때문이다. 폐활량도 중요하다. 이 감독은 "박태환의 예처럼 폐활량도 중요하다. 폐활량은 운동을 해도 늘리기 어려우므로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고 봐야 한다. 한번 호흡으로 물 속에 오래 있는 능력은 수영 선수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야구
야구 선수는 허벅지 근육 발달이 첫째 조건이다. 하체에 체중을 싣고 힘을 쓸 수 있어야 공을 잘 던지고 친다. 프로야구 KIA 김성한 전 감독은 "하체가 발달했으면서도 발목 근육은 얇고 모양이 잘 빠진 아이들이 유리하다. 엉덩이와 골반이 크면 안정된 자세를 취할 수 있으며, 목도 짧은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야구는 특이하게 비만인 아이들도 환영한다. 기본 골격만 크면 좋은 체격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수와 포수는 손가락 길이와 손등의 두께가 중요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상일 사무처장은 "손가락이 길고 손이 두꺼우면 공을 잡을 때 유리하다"고 말했다.
■체조
올림픽 28개 종목 중 가장 키가 작은 선수 집단(남자 기준 163.9㎝)이다. 키는 작아도 팔다리가 길고 유연성이 좋으며, 머리는 작은 편이 좋다. 서울교대 체육교육과 안양옥 교수는 "대개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 머리가 먼저 떨어질 정도로 머리가 무거운데, 머리가 작을수록 착지 때 유리하다"고 말했다.
■골프
'박세리 키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골프에 입문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골프는 신체 제약이 가장 적은 반면, 정신적인 요소가 매우 중요한 종목이다. 골프는 멘탈(mental) 스포츠라고도 한다. 대한골프협회 김충호 위원은 "유소년 골프선수들을 선발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눈과 손의 협응력"이라고 말했다. 협응력은 보통 컴퓨터 모니터에 나타나는 영상을 보고 키보드를 얼마나 빨리 두드릴 수 있느냐를 보고 측정한다. 김 위원은 또 "보통 골프에 입문한 지 2~6개월 정도면 정신력 등 골퍼로서의 자질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굳이 체격 요건을 꼽자면 하체와 허리의 유연성이다. 손은 크면 좋지만, 어깨는 넓으면 오히려 좋지 않다.
■육상
역시 핵심은 키다. 서울체육중 육상부 백형운 교사는 "어렸을 때 달리기 속도가 느려도 체격이 좋은 아이들이 대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육상 코치들이 가장 탐내는 체격 조건은 첫째 발목에서 무릎까지 길고, 둘째 발목이 가늘며, 셋째 골반이 '오리궁둥이'처럼 툭 튀어나온 것이다. 무릎 밑 다리 길이가 길면 달릴 때 바닥을 차고 나가는 전반적인 힘이 좋으며, 발목이 가늘면 스타트시 순발력이 좋다. 엉덩이가 튀어나오면 안정된 자세가 나온다.
육상도 머리가 작은 것이 좋다. 선천적으로 적근(장거리 운동에 적합한 근육)보다 백근(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는 근육으로 흑인들에게 많다)의 비중을 크게 타고난 아이들이 단거리 육상 종목에 적합하다. 적근과 백근 중 어느 쪽이 발달했는지는 근육 피하검사를 해보면 확인할 수 있다.
■축구
축구에 가장 중요한 체격조건은 하체다. 서울체고 축구부 이강섭 감독은 "축구 선수를 분석해 보면 하체와 허리의 근력이 특히 발달돼 있으면서 유연하고 민첩하다"고 말했다. 또 긴 운동 시간을 견뎌내야 하므로 유산소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홈페이지에서는 적합한 운동 종목 추천과 전문가의 의견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