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 대표적인 귀 질환이 외이도염이다. '귓속에 난 뾰루지'로도 쓰이는 외이도염은 세균이 귓속 피부에 나 있는 작은 털구멍으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 것이다. 이비인후과 의사가 진료하면 비교적 치료가 쉬운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엉뚱한 방법을 쓰다가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를 흔히 본다. 환자 중에는 양초를 이용해 귀지를 제거하다가 외이도염에 걸린 경우까지 있다. 또 귀 가려움증을 민간요법으로 치료한다며 약초나 기름과 같은 이물질을 귀에 넣은 뒤에 상태가 훨씬 나빠져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귓구멍은 몸의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피부로 덮여 있으나 피하조직 없이 뼈 위에 얇은 피부만 덮인 모양이다. 따라서 외부 자극을 받으면 쉽게 손상을 받는다. 더욱이 귓구멍은 동굴과 같은 구조이므로 습기나 이물질이 쉽게 닦여 나가기 어렵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귓구멍의 피부는 다른 부위보다 습진성, 신경성 피부염이 잘 생기며 감각도 예민하다.
물놀이를 하다 세균이 귓구멍에 침입하면 초기 염증단계에서 가려움증이 생긴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가려움증을 줄이려고 귀를 후비거나 귀지를 제거하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제대로 소독되지 않은 딱딱한 기구로 귓구멍을 후비면서 피부를 긁으면 피부는 생각보다 심한 상처를 입고, 이는 다시 가려움증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진다.
다른 모든 질환과 마찬가지로 귓병도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귀에 물이 들어가는 등의 원인으로 인해 귀가 가렵고 진물이 약간 난다면 즉시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이비인후과 의사와 일반인들의 생각 차이가 가장 큰 점이 귀지에 대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귀지를 파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귀지 때문에 귀가 가렵다고 여기거나, 보기에 흉하기 때문에 자주 제거해주어야 한다고 판단해 귀이개를 써서 꺼내거나, 심지어 양초와 같은 이물질을 귀에 넣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이다.
소독되지 않은 귀이개나 면봉으로 함부로 귀지를 꺼내지 말아야 한다. 귀지는 저절로 나오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 불편하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제거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