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에 사는 박정현(33세)씨는 허전한 머리가 부끄러운 회사원이다. 자기모발이식을 하자니 탈모가 너무 많이 진행됐다고 하고 가발을 쓰자니 탈모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가발이나 모자를 착용할 경우 탈모가 더 심화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우선 가발 착용 시 두피환경이 나빠지기 때문. 두피는 보통 깨끗한 상태의 피부가 아니라 세균·곰팡이의 온상이다.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가발까지 쓰면 통풍이 잘 안되고 습기도 차기 쉬워 세균 번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특히 날이 더워 머리에 땀이 차기 쉬운 여름에 더 심하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부착형 가발의 경우 가발과 머리를 부착시키는 핀이 조여지면서 머리에 압력이 가해져 탈모가 심해질 수 있다.
또 가발을 쓰면 자신의 머리는 완전히 가려지므로 당장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서 관리 소홀과 방치로 탈모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리치피부과 오준규원장은 "실제로 가발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와 상당시간이 흐른 후를 비교해보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탈모가 더 많이 진행되어 있다"고 말했다.
가발 뿐 아니라 모자도 마찬가지로 탈모를 진행시킬 수 있다. 그러나 가발보다는 접착강도가 약하고 쓰고 벗는 빈도가 더 잦아 탈모의 정도는 약하다. 단, 지나치게 조이는 모자는 피하고 장시간의 착용은 자제해야 한다.
/헬스조선 김우정기자(kw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