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선수단이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 아시아 2위에 복귀하고, 세계 10위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중국 베이징에 입성했다. 이 결전의 날이 다가온 만큼 운동선수들은 강화된 훈련으로 인해 허리, 어깨, 무릎, 손과 발 등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부상이 잦다. 우리 선수단에서 특히 금메달을 기대하게 하고 있는 양궁과 역도, 수영 그리고 투기와 구기종목 선수들은 주로 어떤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지 알아보자.

온 몸이 부상 병동, 투기종목

대대로 우리나라가 강세를 보였던 유도, 태권도, 레슬링과 같은 투기 종목은 신체와 신체가 심하게 부딪히면서 생기는 골절과 근육파열, 염좌의 발생 위험이 가장 높다.

한국유도의 간판으로 도약하고 있는 신예 왕기춘 선수를 비롯해 몇 개의 메달이 점쳐지고 있는 유도는 상대의 도복을 꽉 잡아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악력이 센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상대의 도복 깃을 잡으려다 손가락 탈골이나 염좌와 같은 부상이 잘 생긴다. 염좌는 단순한 타박상에서 근육의 부분 파열과 완전 파열까지 증상이 다양하다. 증상이 심한 선수들은 손바닥을 제대로 펴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깊고, 손목까지 통증이 퍼지기도 한다.

정지현 선수가 2004년 아테네에 이어 올해도 승전보를 울릴 것으로 기대되는 레슬링 역시 허리를 비롯한 몸 전체에 부상이 끊이지 않는 종목이다. 레슬링 선수는 경기 중 상대방에게 제압 당하지 않으려면 한 순간도 몸에서 긴장을 풀지 말아야 하므로 전반적인 근육 경직이 오기 쉽다. 또, 파테르 자세를 비롯해 바닥에 무릎을 대고 움직이는 동작이 잦아 무릎 염좌가 발생하기 쉽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교수는 “운동경기 중 부상은 선수와 선수 사이의 신체적 접촉이 많을수록, 격렬하고 활동량이 많을수록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투기 종목에서 가장 많이 생긴다”며 “특히 투기 종목은 허리를 반복적으로 무리하게 사용하기 쉬워 척추분리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어깨가 부서질 것 같은 통증, 양궁&구기종목

세계 최강으로 꼽히며 우리나라의 금 밭으로 여겨지는 양궁은 과녁을 조준할 때 근육을 긴장시킨 채 정지 동작을 잘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어깨 부상은 물론 근육 경직이 발생하기 쉬운데, 특히 바깥쪽 날개뼈 주위에 문제가 잘 생긴다. 시위를 당기는 손가락도 항상 부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활시위를 당기고 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지 손가락의 경우 관절에 염증이 생기거나 연골이 닳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생·순’을 다시 한번 재연할 것으로 기대되는 여자핸드볼의 경우 어깨를 많이 써야 하므로 항상 어깨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핸드볼과 같이 무엇인가를 던져야 하는 운동은 어깨 관절을 최대한 뒤로 젖힌 후 던져야 하는 경우가 많아 어깨에 손상을 입기 쉽다. 이러한 동작을 할 때 어깨 뒤를 받쳐주고 있는 회전근에 충격이 많이 가 어깨충돌증후군이나 어깨회전근개파열, 염좌 등이 많이 생길 수 있다. 또, 점프하여 슛을 한 뒤 그대로 마룻바닥에 떨어지다 보니 팔 다리를 포함해 몸 곳곳에 타박상이 잘 생긴다.

연세SK병원 정형외과 홍명표과장은 “양궁이나 배드민턴, 탁구 등 주로 몸의 한쪽 부분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은 몸의 좌우 불균형을 가져 올 수 있다”며 “심하면 좌우 팔 길이나 어깨 근력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사용 증후군’과 의 싸움, 역도&수영

장미란과 박태환이라는 두 스포츠 스타가 금메달을 선사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역도와 수영은 '과사용 증후군'이 큰 적이다. 역도에서 무게를 들어 올리는 힘은 단순히 팔 힘만이 아니라 허리에서 전체 체중을 어깨에 전달해주면서 나온다. 그런데 엄청난 무게를 수 없이 들다 보니 '과사용 증후군'으로 인해 허리가 삐뚤어지고 허리 디스크를 지병으로 얻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어깨, 발목, 무릎, 손목 등에도 잦은 부상이 생겨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

수영도 어깨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등배근이 굳어서 근육통을 느끼거나 옆구리 근육에 쥐가 자주 나기도 한다. 또 어깨충돌증후군과 어깨회전근개파열 이나 염좌도 자주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특히 접영과 평영은 요추가 심하게 휘어져 이로 인한 근육 긴장으로 통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드물게 제 4,5 요추부의 피로 골절 또는 척추분리증이 생기기도 한다.


/ 김우정 헬스조선 기자 lunchbox7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