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땀의 원인, '속 열'?

아이가 땀을 많이 흘리면 엄마들은 보통 몸이 허하다고 생각해 쇠고기, 닭고기 등 칼로리가 높은 음식으로 영양을 보충해준다. 혹은 병원에 가야 하나, 영양제를 먹여볼까 전전긍긍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몸이 허한 것은 땀이 나는 여러 이유 중 하나일 뿐. 땀의 원인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원인이 섞인 경우가 있어 자체 판단은 금물이다.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땀이 많은 편이다. 활동량이 많고 신진대사가 활발한데 반해 체온조절 능력이 성숙하지 않아 땀을 통해 조절하고 있다. 땀은 체온이 과도하게 올라가는 것을 막고 체내 노폐물을 밖으로 빼내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너무 많이 흘리면 탈수증상이 나타나거나 땀과 함께 기운이 빠져나가 아이가 금세 지치고 식욕을 잃을 수 있다. 땀이 눈으로 들어가거나 땀이 난 부위가 끈적거려 쾌적한 일상생활을 방해하기도 한다.

청주 함소아한의원의 박준홍 원장은 “아이가 땀을 많이 흘리는 대표적인 원인은 체력이 약해졌을 때와 몸속에 열이 쌓였을 때이다. 한여름 장마철에는 속열에 습(濕)의 기운까지 겹쳐 땀이 더욱 많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체력 약해 땀 흘리는 아이, 에어컨에 쉽게 감기 걸려

체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한방에서는 ‘몸속에 기운과 혈이 부족하다’ 고 표현한다. 특히 아이들은 양기가 강해 그 기운으로 성장하는데 이 양기(陽氣)가 부족하면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고 가벼운 운동에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조금만 긴장해도 땀이 나는 게 특징이다. 이런 아이들은 피부 표면의 기운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에어컨 등과 같은 인위적인 찬바람이 들어오면 바로 감기에 걸리기 쉽다.  

혈이 부족해서 땀을 흘리는 아이는 보통 잠자리에서 식은땀을 흘린다. 청주 함소아한의원의 박준홍 원장은 “혈이 부족하면 성장에 필요한 영양물질을 몸속에 저장하는데 지장이 있기 때문에 잠자리에 든 지 2시간이 지났는데도 식은땀을 계속 흘린다면 전문가를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오장에 열 쌓이면 땀나는 부위 달라

체내에 속열이 심하게 쌓인 아이들도 땀이 많이 난다. 아이들이 체질적으로 열이 많긴 하지만 날이 갈수록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몸속에 열이 높은 아이가 늘어가고 있다. 또한 습도가 높은 여름철엔 열과 함께 습(수증기 같은 무더운 기운)이 함께 쌓여 땀 발생을 증가시킨다. 한방에서는 이를 습열(濕熱)이라고 부른다.

습열이 어느 장부에 있는가에 따라 땀이 나는 부위가 달라진다. 손발에서 땀이 유난히 많다면 주로 위장에 습열이 있는 경우이다. 이때에는 자면서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또한 돌이 지났는데도 우유를 하루에 1000cc 이상 먹는다든지, 과식과 폭식을 즐기며 잘 씹지 않고 삼키는 등 잘못된 식습관이 오래되었다면 위장에 습열이 쌓였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기 직전에 음식을 먹고 잠들면 가슴과 등 부위에 땀이 많아 아이가 잠을 깊게 못자고 시원한 곳을 찾아 뒹굴어 다닐 수 있다. 이외에도 심장에 습열이 쌓인 경우는 등과 가슴, 머리 부분에서 땀이 많고 간에 습열이 있으면 뒷목에서 땀이 난다.

여름철 땀나는 아이 생활 관리는 이렇게

아이가 병적으로 땀을 많이 흘린다면 ▲기, 혈이 부족해서인지 ▲속열이 심해서인지 ▲혹은 다른 이유 때문인지 원인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원인에 따라 치료가 필요하다면 치료하는 게 급선무다. 그러나 여름철엔 건강한 아이라도 땀이 많으므로 아이를 보송보송하게 키우는 생활요령을 익혀두면 좋다.

아이가 땀을 많이 흘리고 났을 때는 반드시 수분 보충을 해줘야 탈수를 막을 수 있다. 특히  분유를 먹는 영유아의 아이들은 수분이 부족하기 쉬우므로 신경 써서 물을 먹어여야 한다. 시판 음료수보다는 한번 끓여서 식힌 물이 좋으며 미지근하게 먹인다. 수정과나 식혜 등을 마시게 해도 좋다.

가능한 한 땀을 흘릴 때마다 수시로 닦아주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혀야 한다. 땀에 젖은 옷을 계속 입고 있으면 땀이 식으면서 체온이 내려가 감기 등에 잘 걸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예 벗겨놓는 것은 금물. 땀이 피부에 말라붙어 땀구멍을 막아 땀띠가 잘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먹을거리도 신경 써야 한다. 기운이 없어 땀을 흘리는 아이에게는 기운 보충을 위해 황기 삼계탕, 부추 계란찜 등을 먹인다. 편식하는 아이가 많으므로 식습관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다. 속열이 많아 땀을 흘리는 아이라면 인삼이나 꿀 같은 음식을 피하고 파, 마늘, 생강 같은 매운 향신료는 적게 먹인다.  

 

/ 헬스조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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