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바캉스’,자외선 차단제만 믿다 낭패

최근 방수기능이 뛰어난 물놀이 전용 자외선 차단제가 등장해, 바캉스 철에 인기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년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잘 지워지지 않는 문제점 때문에 피부에 손상을 주는 경우가 발생해 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의 비영리환경보호단체인 EWG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통되는 선스크린 차단제 5개 중 4개가 UV(자외선)를 차단하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보고돼 사용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리더스피부과 정찬우 원장은 “여름철 휴가 기간 중, 자외선 차단제를 맹신하고 과도하게 외부활동을 하다 피부가 상해 내원한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특히, 물에서도 지워지지 않는 방수기능성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다, 그것을 억지로 지우려다 2차 피부 손상을 입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억지로 지우다, 2차 피부트러블 발생

1-2년 전부터 방수기능- 잘 지워지지 않으므로 땀이나 물놀이 시에도 좋다는 점이 강조된-이 강화된 자외선 차단제가 보급되면서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외부활동을 할 때, 당장 지워지지 않아 좋기는 하지만, 막상 지우려고 하면 지워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물만으로는 쉽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수 차례 클렌징 제품을 사용해야 겨우 지울 수 있다. 물리적 자극이 따르기 때문에 피부가 약한 어린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정상피부라 해도 낮 동안 햇볕에 장시간 노출돼 피부가 약해지고 예민해져 있다면 물리적 자극에 의한 2차 피부트러블을 유도할 수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얼굴에 페이스 페인팅이나 얼굴에 판박이 등을 많이 붙였는데, 이걸 지우는 과정이 쉽지 않아서 때타월로 심하게 밀어서 피부를 망가트리거나, 클린징 제품을 너무 많이 써서 피부가 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유사할 증세가 발생하는 것이다.

잘 지워지지 않는 방수기능(water-proof, 혹은 water-resistant) 차단제가 나름의 장점은 있다. 그러나, 차단제의 차단효과는 피부에 붙어 있다고 해서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 지나게 되면 효과가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이다. 간혹,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알고 있는 사용자가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지워지지 않는 만큼 약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지워지지 않았다 해서 차단효과가 처음처럼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반 자외선 차단제를 여러 번 발라주는 것에 비해 자외선 노출이 오히려 많아질 수 있다.

다수의 자외선 차단제 효과 없는 것으로 드러나, 현명한 소비자 선택 필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자외선 차단제 가운데 80% 이상이 자외선 차단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고 미국 CBS방송(EWG 조사)이 보도했다. 미국의 비영리 시민단체인 환경활동단체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자외선 차단제 950종류를 검사한 결과, 기능을 잘 수행하고 있는 것은 140개 정도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810개의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 차단이 되지 않거나 기준치 이상의 화학 요소가 검출됐다. 특히 널리 알려진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제품 조차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내 시장 점유율이 1, 2위인 두 회사의 경우 전체 103개 제품 가운데 오직 1개 제품만이 합격점을 받았다.

햇빛에 피부가 노출되면 기미, 주근깨, 주름 등 노화를 촉진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의 역할은 중요하다. 미국의 얘기긴 하지만 이들 제품이 대부분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만큼 우리 소비자들에게도 직접 해당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성분표시를 반드시 확인하고, 경험상 자신에게 좀 더 맞는 제품이 있었다면 선별적으로 선택하는 요령도 필요하다.

자외선 차단제는 일광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막아주는 효능이 있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그 사용이 보편적인 제품으로 인식되면서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외선 A,B 모두 광노화를 유발하지만, 자외선 A는 소위 tanning UV라고 해서 피부를 검게 태워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자외선 B는 피부가 붉어지고 따끔거리는 일광화상을 유발한다. 피부가 흰 사람들은 자외선에 노출되어도 쉽게 타지 않고, 일광화상을 입기 쉬우며, 반면에 피부가 검을수록, 반대로 일광화상은 거의 입지 않으면서 피부가 검게 타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피부가 흰 백인들의 경우에는 자외선 A를 차단할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 못한다. 더구나 자외선 A를 차단하는 차단제 성분은 발랐을 때 약간 두터운 느낌이나 하얗게 보이게 하는 성향이 있어 사용감이 좋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백인들이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에는 UVA에 대한 차단 효과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널리 부각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화장품 회사 입장에서도 사용감이 좋지 않은 UBA 차단 효과가 있는 성분을 많이 혼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효과적인 측면보다 소비자와 화장품회사의 근시적 이해관계가 맞다 보니 자외선A 차단효과가 전혀 없거나 미흡한 제품들이 많이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있었던 이번 조사도 이러한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자외선 차단제의 효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나 규정이 미흡하다 보니 저가의 기준미달 제품이 시중에 다량 유통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토피성 피부, 어린이 피부에는 차단제 꼼꼼히 챙겨야

아토피 피부염 및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과도한 물과의 접촉, 장시간의 자외선 노출, 과도한 땀 등의 이유만으로도 피부가 더욱 예민해질 수 있다. 그로 인해 기존 피부염의 악화 혹은 새로운 자극성 피부염이 발생할 위험성이 많다. 따라서 이러한 사람들은 기온이 높고, 습하고, 자외선이 강한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것 자체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첫째, 아동이나 피부가 약한 사람들은 평소에 사용하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에도 피부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평소에 피부에 자극되지 않는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하여 경험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것이므로 새로운 것보다 기존의 것을 이어 사용하는 게 좋다. 둘째,  방수기능이 있는 차단제의 경우에는 세안 직후 맨 피부에 바를 경우 피부에 밀착되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무리하게 지우는 과정에서 피부를 손상시켜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로션 등을 가볍게 바른 후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좀 더 지워짐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셋째, 차단제는 2~3시간 간격으로 자주 덧바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수기능 자외선 차단제도 바른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 나면 차단 능력이 감소하므로,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피부가 약한 어린이, 평소 피부가 예민한 피부인 경우, 자외선 노출을 많이 할 예정인 경우에는 방수기능 제품을 사용할 경우 지우는 과정에서 피부에 자극이 많이 가므로 주의해야 한다.

/헬스조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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