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질환
역류성 식도염, 신물 올라오고 더 쓰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도움말=최명규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입력 2008/07/08 16:03
심하면 잠잘 때 상체 높여줘야
속쓰림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은 역류성 식도염이다. 이 병은 식사 뒤 신물이 올라오거나 음식물이 역류해 명치 쪽이 아닌 가슴 부분이 찢어지는 듯하고 타는 듯한 증상을 보인다. 식도에는 위와 달리 위산 방어막인 점액이 없어 위보다 속쓰림의 강도가 훨씬 심하다.역류성 식도염은 과거 노인에게 흔한 질환이었지만 최근엔 서구식 식습관, 비만 등으로 연령과 관계 없이 나타난다. 지방이 많은 음식 섭취, 음주·흡연, 복부비만 등이 원인이다. 카페인이 많이 든 커피, 청량음료 섭취 증가도 한 원인이다.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다면 위와 식도의 괄약근의 탄력을 낮추는 튀김, 기름진 음식을 삼가야 한다. 또 위의 음식물이 식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식사는 적은 양을 천천히 하고, 잠자기 3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하다면 잘 때 높은 베개로 상체를 높이는 것도 좋다.
위염과 위·십이지장궤양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엔 식전에 속이 쓰리다가도 음식을 먹으면 음식물이 위산을 중화시켜 속쓰림 증상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음식물이 거의 다 소화되는 시점, 즉 식후 약 2시간 뒤에는 위 안에 위산만 남아 다시 속이 쓰리게 된다.
위·십이지장궤양은 위나 십이지장의 점막이 근육 층까지 패여 있는 상태로 명치 부위가 송곳으로 찌르는 듯이 아프거나, 칼로 도려낸 것과 같이 쓰리고 따가운 격통(膈痛)이 나타난다면 위·십이지장궤양을 의심해 봐야 한다. 공복 시 통증은 십이지장 궤양일 경우 더 심하다.
전체 위궤양환자의 약 80%, 십이지장 궤양환자의 약 100%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에 감염돼 있으므로 궤양 진단을 받고 헬리코박터균도 발견됐다면 제균(除菌)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궤양은 술보다 담배가 발병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위염은 보통 폭음을 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뒤 갑자기 나타났다가 부드러운 음식 등으로 속을 달래주면 2~3일 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맵고 짠 음식이나 독주, 스트레스, 담배 등으로 계속 '원인 제공'을 하면 위 점막의 염증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속 쓰림이 계속되는 만성 염증상태가 된다. 만성위염은 일부 궤양이나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한편 위암은 위궤양과 증상이 매우 비슷하지만 아예 증상이 없거나 애매모호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검진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