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어린이 뇌수막염, 너무 걱정 마세요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급증
6월 중순까지 3~10세 잘 걸려
뇌염과 달리 1~2주 치료로 완치
전염성 강해… 침·분변 통해 옮아

맞벌이 직장인인 딸을 대신해 외손녀(4)를 돌봐주고 있는 심모(62)씨네 집에서는 며칠 전 큰 소동이 일어났다. 놀이방에 다녀온 아이가 고열에 구토를 하다가 밤에는 경기(驚氣)까지 일으킨 것이다. 밤에 식구들이 응급실에 달려가는 등 소란 끝에 뇌수막염으로 진단됐다.

식구들은 또 한번 긴장했다. '뇌수막염'이란 병명을 듣고는 뇌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지레 짐작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손녀 봐주다가 딸과 사위에게 큰 원망 들을 뻔 했어요." 심씨는 "뇌수막염은 뇌염과는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했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에 걸리는 어린이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 병은 바이러스가 혈관을 따라 도는 혈류를 타고 뇌로 들어가 뇌를 둘러싸고 있는 막(수막)에 침투, 염증을 일으켜 생긴다. 주로 3~10세 어린이들에게 생긴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세균성 뇌수막염'과 구별해 '무균성 뇌수막염'이라고도 한다.

이들 어린이들은 몸의 면역력이 약할 뿐 아니라, 혈액 뇌장벽(BBB;blood brain barrier)이라고 불리는 차단 시스템이 불안정해 바이러스가 쉽게 통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어른들은 몸 안에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BBB에 차단돼 뇌수막염으로 잘 진행되지 않는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매년 4월 중순부터 6월 중순 사이에 가장 흔하다. 바이러스가 이때 가장 활발하게 증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섭씨 30℃ 이상 기온이 올라가면 줄어든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원인의 80%는 '장(腸) 바이러스'. 그 밖에 볼거리 바이러스, 홍역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등 대부분의 바이러스들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오면 보통 3~6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구토, 두통 등을 일으키며 목이 뻣뻣해지거나 복통을 동반하기도 하고 심하면 경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호진 교수는 "아이가 뇌수막염에 걸리면 발달장애를 일으키거나 지능지수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부모들이 있으나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뇌수막염은 뇌에 염증이 생기는 뇌염과는 다르며 1~2주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된다"고 말했다.

뇌수막염인지 여부와 종류는 척추에서 척수액을 추출해서 확인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으로 진단되면 주로 열을 내리는 해열제를 투여하거나 구토를 줄이는 치료를 한다. 이런 치료를 1~2주쯤 받으면 환자의 80~90%가 호전된다.

다만 전체의 약 10%를 차지하는 세균성 뇌수막염은 심하면 신체장애를 일으키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전염성이 강하다. 주로 분변(糞便), 침, 가래 등을 통해 전염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에 감염된 사람의 침, 콧물 등이 묻은 문고리나 완구 등을 잡으면 다른 어린이에게 옮긴다. 이 때문에 놀이방, 유치원 등 유아들이 함께 모여 생활하는 시설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이 바이러스는 증상을 나타낸 뒤에도 10일 가량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간혹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어른이 감염되기도 한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유행하는 시기에 개인 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최선이다. 예방 백신이 없고, 면역도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걸렸어도 내년에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뇌수막염이 생길 수 있다.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구 교수는 "음식은 익혀 먹고 외출하고 돌아온 뒤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시켜야 한다. 특히 유치원이나 놀이방 등의 단체 야외활동이 많은 날에는 위생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도 면역력이 강하면 뇌수막염으로 진행되지 않으므로 영양 섭취를 충분히 하게 하고 과로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占싼딅뮞鈺곌퀣苑� 占쎌뮆�э옙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