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세 전업주부 김씨는 얼마 전부터 전기가 흐르 듯 양쪽 손바닥이 저리고 엄지 손가락 쪽 근육이 점점 마르기 시작했다. 특히 밤에 손이 많이 저려서 자다 깨기를 반복하고 한참을 손을 털거나 주물러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 준비를 하다가도 손이 너무 저려서 식구들의 아침 끼니를 거르게 하기 일쑤였다. 김씨는 “혹시 중풍 같은 마비증상이 오는 것이 아니냐”고 병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놨다.
환자는 근육에 침을 찔러서 근육의 상태를 알아보는 근전도 검사를 통해 ‘수근관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큰 병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한 김씨는 며칠 후 간단한 수술을 받은 뒤 증상이 호전되었다.
수근관증후군은 두꺼워진 손목 터널 인대가 그 안을 지나가는 신경을 눌러서 손이 저리게 되는 것을 뜻한다. 특히 김씨처럼 중년의 주부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주부들은 설거지, 빨래, 청소, 등 하루 종일 집안일에 시달리는데 이때 반복되는 업무로 손목 인대가 굵어지기 쉽다. 이 병이 발병하게 되면 엄지 손가락과 두번째, 세번째 손가락이 많이 저리고 손바닥도 많이 저린다. 또 손가락이 부어 오르는 관절염과 달리 증상이 심해지면 손의 근육이 손실되고 힘도 약해지게 된다. 근육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수근관증후군은 근전도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고 수술로써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은 손바닥을 약 4cm정도 절개하거나 내시경을 이용해 두꺼워진 인대를 잘라주는 수술을 주로 한다.
손이 저리는 또 다른 원인으로 목 디스크도 꼽을 수 있다. 목 디스크가 원인인 경우에는 수근관증후군과 달리 손만 저리는 것이 아니라 어깨와 팔이 함께 저리는 경우가 많다. 목 디스크는 MRI로 진단 할 수 있으며 안정을 취한 후 물리치료 등을 시행하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심할 경우에는 환자의 나이와 신경이 손상된 부위와 범위 등을 고려하여 수술을 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손 외에도 다리 저림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리가 저리는 원인도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허리 디스크가 대표적이다. 허리디스크는 처음에는 허리에 통증이 느껴지지만 점차 왼쪽이나 오른쪽 허리로 통증이 몰리게 되고 엉치나 허벅지 종아리, 발등이나 발바닥, 심하면 발가락까지 저릴 수 있다. 허리디스크도 MRI로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정맥류도 다리 저림의 원인이 된다. 정맥을 통해 올라가는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다리의 판막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일종의 혈관 기형인 하지정맥류는 거의 증상이 없지만 사람에 따라 다리가 저리거나 땡기기도 한다.
그 밖에 손이나 다리 저림은 내과적인 문제가 있어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비타민이 모자란 경우나 갑상선에 이상이 있거나 우리 몸의 무기질량에 변화가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또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는 만성 알코올 환자에게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따라서 손이나 다리가 저리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검사로 정확한 병명을 찾아 알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 연세SK병원 신경외과 문병진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