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액제 공기, 심장에 들어갈 가능성 희박"

백선미 헬스조선 기자 | 홍유미 헬스조선 인턴기자

[왜 그럴까요?]①수액 주사와 공기 방울
공기 들어가 사망한다는 얘기 근거 없어 몸에 압력 있어 자연적으로는 못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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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수액이 주입되는 관에 생긴 공기방울을 손가락 으로 톡톡 쳐 제거하고 있다./ 헬스조선DB

"수액제 관 안에 공기가 떠 있어요!!"

병원에 입원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간호사를 다급하게 찾는 경우가 있다. 특히 소아과 병실에서 더 잦다. 바로 수액제가 몸으로 흘러 들어가는 가느다란 관(管)에 공기 방울이 떠 있다는 것이다. 오래 입원한 환자 보호자 중에는 간호사들이 공기 방울이 떠 있는 관을 손가락으로 톡톡 치는 것을 보고 따라 하기도 한다.

공기 방울보다 더 질겁할 때가 있다. 바로 수액제가 다 들어가서 빈 병이나 팩 상태가 됐을 때이다. 수액제가 다 들어갈 때쯤 되면 겁이 나서 안절부절 못하는 환자와 가족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환자들이 이처럼 놀라는 이유는 "주사를 통해 공기 방울이 혈관으로 들어가면 사망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한두 번쯤 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근거가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근거가 없다. 환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공기색전증' 때문이다. 이는 혈관으로 주입된 공기가 동맥, 특히 심장이나 뇌 등의 주요 혈관을 막는 현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유건희 교수는 "혈관에 공기가 들어가더라도 폐에서 호흡을 통해 걸러지므로 심장으로 공기가 들어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혈관에 공기가 들어가도 공기색전증이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유 교수는 "일반적으로 체중 1㎏에 3~8㏄의 공기가 주입되면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30㎏의 아이의 경우 100㏄ 정도에 해당한다. 이렇게 많은 공기가 혈관 속에 들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수액제를 맞을 때 다 들어가고 난 뒤 병이나 팩 속에 있던 공기가 수액제 관을 통해 들어갈 가능성은 없을까? 이 역시 불가능하다. 우리 몸에는 중심정맥압(CVP)이라는 압력이 있고 혈관마다 저항이 있어 병이나 팩 속의 공기가 밀려 들어가지 않는다.

인공적으로 수액을 일정한 양만큼 주입할 때는 '수액주입펌프' 라는 장치를 사용하는데, 관에 공기가 들어가면 아주 작은 양이라도 감지해내 '경보기'가 작동한다.

서울대병원 유정숙 수간호사는 "환자나 보호자가 공기를 빼낸다고 수액제 관을 함부로 만지면 안된다. 정맥에 꽂혀 있던 관이 빠지거나 바늘이 꽂힌 혈관에 자극을 줘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설 등에서 주사기로 공기를 주입해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있으나, 그야말로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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