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리적·화학적 성분으로 자외선 차단
자외선 차단제는 미세한 화학 분자 알갱이로 구성돼 있다. 이 알갱이 속에는 보건당국이 공식 인정하는 자외선 차단 물질이 최소 기준량 이상(전체 용량의 약 15%) 들어가 있다. 여기에 각종 영양 성분, 피부보호 성분, 수분 입자가 선택적으로 첨가된다.
알갱이의 표면은 알갱이 모양을 유지시켜주는 안정화제 성분이 둘러싸고 있다. 자외선 차단제를 피부에 바르는 순간 알갱이가 터지면서 자외선 차단 물질과 수분 입자는 피부 표면에 남고, 영양 성분과 피부보호 성분은 피부 속으로 흡수된다.

물리적 차단 성분인 징크 옥사이드와 티타늄 옥사이드는 자외선이 피부에 닿기 전에 빛을 반사시켜 피부를 보호한다. 이 성분은 자외선 A, B를 함께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바른 뒤 피부에 흡수가 잘 되지 않고 바른 부분이 좀 두껍다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화학적 차단 성분인 옥시토세이트와 옥티살레이트는 입자 스스로가 자외선을 흡수해 자외선이 피부에 닿지 못하게 한다. 입자가 미세해 바른 뒤 가벼운 느낌이 드는 것은 장점이지만 피부 세포의 콜라겐을 파괴하는 자외선 A가 차단효과가 약간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자외선 차단제를 구입할 때는 첫째 수분 입자와 피부 보호 성분(식물 추출물, 각종 영양성분 등)이 있는지를 확인토록 한다. 자외선 차단 성분이 다 막지 못하고 통과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것이 바로 영양성분과 피부보호 성분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쓰이는 영양성분은 항산화제인 비타민C, E와 식물 추출물들이다. 오이 추출물, 해바라기씨 추출물, 보리 추출물 등은 보습 성분으로 피부에 발랐을 때 산뜻한 느낌을 주고 피부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도 한다.
둘째, 용도를 구분해야 한다. 골프, 등산 등 스포츠를 할 때에는 물리적 차단 성분(징크 옥사이드 또는 티타늄 옥사이드)이 많은 제품이 좋다. 바르면 분칠한 것처럼 하얗게 되지만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다. 화학적 차단 성분 위주의 제품은 자외선이 강한 야외에서 쓰기에는 차단 효과가 다소 약하다. 또한 야외활동에서는 땀이 많이 나거나, 물놀이 등으로 물에 노출되기 쉬우므로 방수 기능(water proof)이 있는 것이 좋다.
반면 가벼운 외출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때는 하얗게 되지 않고 피부에 잘 흡수되는 화학적 차단 성분이 많이 포함된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기술력을 따져보라. 자외선 차단제의 핵심 기술 중 하나가 여러 가지 성분을 배합한 알갱이를 얼마나 작게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알갱이가 작을수록 잘 흡수되기 때문이다. 자외선 차단제의 가격은 성분이 피부보호 성분이 얼마나 다양하게 들어 있느냐와 배합 기술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일반 국산 화장품 회사 제품은 1만원선에서 2~3만원대 제품이 많다. 수입 화장품은 적은 용량인데도 5만원 이상 제품도 있다.
피부과에서 내놓은 자외선 차단제는 항염증, 항트러블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고가의 수입 화장품을 제외한 일반 화장품 회사 제품은 이들 성분은 잘 넣지 않는다. 이 때문에 피부과 제품은 가격이 비싼 편이다. 피부가 자극을 잘 받아 자외선 차단제로 트러블이 잘 생기는 사람은 피부과 제품을 고르는 것을 고려해볼만하다.
※도움말=손경훈 식품의약품안전청 화장품평가팀 연구관, 김한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소 연구원, 박성주 이지함피부과원장, 크리니크 데이비드 오렌트리히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