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코골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가 이처럼 지구상에 살고 있다는 것 외에 말하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코골이는 잠자는 도중 혀가 목안으로 밀려 들어가 공기 통로를 좁게 만들면서 일어난다. 깨어 있을 때는 혀와 목 근육이 긴장돼 기도(氣道)가 유지되지만 잠들면 긴장이 풀려 기도를 좁게 만든다. 따라서 기도(氣道)가 여유 있을 정도로 넓다면 비만 등으로 웬만큼 좁아져도 코골이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기도는 왜 이처럼 좁은 것일까? 이는 인간의 언어 구사와 관련이 있다.

인간과 침팬지의 얼굴 단면도를 보자.〈그림〉 침팬지(오른쪽)에 비해 사람(왼쪽)의 기도가 훨씬 좁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야 혀뿌리 뒷부분에서 공명(共鳴)이 쉽게 일어나며,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상계백병원 호흡기내과 최수전 교수는 "혀뿌리 뒷부분의 공간은 수많은 발음을 구별해서 낼 수 있게 하는 인간만의 독특한 구조"라고 말했다.
갓 태어난 아기는 말을 못하고 울음소리만 낸다. 갓난 아기의 구강구조는 침팬지처럼 비교적 딱딱한 보호구조인 연골 등으로 보호돼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점차 자라면서 어른에 가까운 구조로 바뀌면서 옹알이를 거쳐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아기가 어른이 되는 과정에는 수백만 년 동안 인간이 거쳐온 진화가 압축돼 있다.
그렇다면 구강 구조를 침팬지처럼 만들면 코골이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현재 가장 일반적인 코골이 수술은 목젖과 그 주변 입천장(연구개)의 일부를 절개해 넓혀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개선되지 않는 경우 고주파를 이용한 혀뿌리 부분 축소술이나 턱뼈를 당겨 기도를 넓히는 수술 등이 고려된다. 이런 저런 방법으로도 호전되지 않는 사람들은 아래 위 턱뼈를 잘라 앞으로 당겨주는 '상하악 전진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 수술을 하면 입 부분이 튀어나와 미용상 보기 싫은 모양으로 될 가능성뿐 아니라 다른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는 치료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만 신중하게 적용된다.
코골이에 대한 수술 치료는 그동안 다양하게 시도됐으나, 지금은 수술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