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KBS 2TV ‘1박 2일’에는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 등의 출연진이 나와 차 안에서 형형색색의 목베개를 베고 잠을 자는 장면을 연출한다. 고개를 한쪽으로 불편하게 기울인 채 잠을 청하는 다른 출연자에 비해 목베개를 베고 잠이 든 출연자들의 모습은 훨씬 편안해 보인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실제로 차 안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때 목베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장시간의 여행은 그 자체가 매우 힘든 일이다. 좁은 공간에서 불편한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하고, 덜컹거리며 흔들리는 차 안에서는 이리저리 좌우로 쏠리게 된다. 특히 수면 중에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목 근육이 긴장돼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하면 디스크에 지속적인 충격이 가해짐으로써 목 디스크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이때 목베개를 활용해 목을 제대로 받치면 목 뼈의 형태를 잘 유지할 수 있고, 뇌 혈류의 순환이나 어깨의 경직도 어느 정도 풀 수 있다.
그러나 목베개가 마냥 편안한 취침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사용 방법에 따라 해가 되기도 득이 되기도 한다. 먼저 사람마다 목의 커브가 다르므로 자신에 맞는 사이즈와 재질을 잘 골라야 한다. 벴을 때 목이 너무 들리거나 뒤통수가 많이 닿는다면 자신의 사이즈에 많지 않는 것이다. 특히 목 베개가 8cm 이상으로 높아지면 목이 일자로 변하게 되고 목 뼈와 등 뒤의 어깨 근육을 압박해 근육과 디스크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
재질이 지나치게 푹신한 목베개 역시 목의 자연스러운 C자 곡선을 무너뜨릴 수 있는데, 이는 고개를 숙였을 때 목 뒤 쪽으로 가장 높게 튀어나오는 경추 7번에 아릿한 통증을 유발하거나, 목 디스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드라마를 보면 나무로 된 딱딱한 목침을 베고 누워있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이런 딱딱한 목침 역시 목과 근육에 무리를 준다. 특히 목과 어깨 근육의 혈액순환 장애와 강직을 유발하며, 높은 목침을 장기간 사용하면 목이 앞으로 꺾어져 거북 목처럼 변형될 수도 있다. 또, 옆으로 누웠을 때 흉추와 요추, 경추가 일직선이 되어야 하는데 목침을 베고 옆으로 누우면 머리가 들려 곡선이 흐트러지게 되므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차 안에서 앉아서 잘 경우에는 의자의 형태 등에 따라 목을 적당하게 지지해 줄 수 있는 목베개를 이용하고, 집에 돌아와 누워서 잘 때에는 딱딱한 목침보다 목의 곡선이 C자를 유지할 수 있는 3~4cm 높이의 일반 베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옆으로 누워서 잘 때에는 좀 더 낮은 베개를 사용해 등 뒤에서 보았을 때 척추가 일자로 유지되도록 한다.
만약 베개를 잘못 사용해 목에 무리가 가서 통증이 생겼을 때는, 물리치료나 신경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좋아진다. 갑작스럽게 통증이 나타나는 급성기에는 안정을 취하면서 약물치료, 물리치료, 보조기 사용을 하고, 급성기가 지나면 근력운동과 유연성 운동을 병행한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목 디스크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이때는 어깨나 팔, 손가락까지 아프거나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목 디스크 질환 역시 초기에는 간단히 치료할 수 있으나 방치해서 통증이 심해지거나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을 때, 처음부터 어깨나 팔, 손등의 힘이 약해진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여러 방법 가운데 환자의 나이와 증상, 신경이 손상된 부위와 범위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문병진 연세SK병원 신경외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