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병원 족부클리닉
작은 신발·높은 하이힐로 발 혹사
부상 방치땐 '관절염' 걸리기 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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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병원 족부클리닉 이경태 교수가 발 관절 모형을 들고 발의 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 을지병원 족부클리닉 이경태 교수 진료실. 축구를 하다 발목을 다친 황모 (24)씨의 발을 이 교수가 진료하고 있다. 이 교수는 황씨의 왼 발목을 손으로 만져 보며“X선과 골주사 검사 결과를 보면 발 뼈 중에서 부주상골이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염증도 있습니다. 발이 별로 즐겁지 않네요”라고 했다.

황씨는 그동안 축구 등 운동을 하다 여러 번 발을 접질렸다고 한다. 그런데도 운동을 되풀이하다 발목 인대가 제 기능을 못하는 수준까지 악화됐다. 마라톤, 조깅, 등산, 테니스, 배드민턴 등 운동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황씨처럼 발 부상을 입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발을 괴롭히는 것은 운동뿐만 아니다.

하이힐은 젊은 여성들의 발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몬다. 심지어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는 다리가 길어 보인다며 발보다 작은 운동화를 신는 것이 유행이다. 이처럼 고통받는 발을 위한 병원이 있다.‘ 족부(足部)클리닉’이란 이름이 붙은 곳이다. 족부클리닉 1호는 1994년 문을 연 을지병원 족부클리닉. 요즘은 종합병원은 물론 개원 정형외과에도 족부클리닉을 표방한 곳이 적지 않다.




을지병원 족부클리닉은 현재 이경태, 양기원 교수와 펠로우(전임의) 2명 등 4명의 전문의가 하루 발환자만 70여 명을 진료한다. 족부클리닉을 찾는 환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하이힐을 즐겨 신는 젊은 여성들의 발가락이 휘는 무 지외반증3이 30~40%로 가장 많다. 이어 스포츠손상 (20~30%), 당뇨발(15~20%), 관절염 순이다.

이 교수는“10~20년 전에는 교통사고와 산업재해로 인한 발 부상이나 질환이 가장 많았지만, 요즘은 운동이나 여가를 즐기다 발을 다친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동 선수들이 족부클리닉의 단골 환자가 되는 것 은 당연한 일. 을지병원 족부클리닉에서 치료받은 선수들의 명단만 모으면 프로축구나 프로야구 팀을 만들 정도다. 축구선수 서정원 이동국 이임생 윤정환, 농구선수 현주엽 양희승, 마라톤 이봉주 등 수많은 스타들이 발 부상을 치료했다. 1년간 을지병원 족부 클리닉의 스포츠 관련 발 수술은 150여 건에 이른다.

이 족부클리닉에서 요즘 관심을 모으는 치료가 발목 인공관절 수술. 무릎이나 엉덩이뼈 인공관절 수술은 이미 보편화돼 있으나, 발목 인공관절 수술(족관절 치환술)은 외국에서는 7~8년 전, 국내에서는 3년전부터 시작됐다. 을지병원은 지금까지 100여 건의 수술 실적을 갖고 있으며, 세브란스병원과 전남대 병원도 활발하게 수술하고 있다.

발목을 삔 뒤 10년쯤 지나면 발목에 관절염이 생기기 시작한다. 과거에는 통증을 없애주는 약을 복용했고, 아주 심하면 발목을 굳히는 수술을 했다. 하지만발목 인공관절의 재질과 수술 기술 등이 발전하면서발목에도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발목 삔 뒤 별 것 아니라고 넘기면 세월이 지나 발목에 관절염이 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발목을 지탱하는 인대가 끊어졌거나 늘어져서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에서 통증이 없어지면 다 나은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발목을 다치면 정형외과 전문의 를 찾아가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꼭 받아야 합니다.”


→발의 건강학

우리 몸에서 가장 고생 많은 기관은? 심장, 아니면 눈일까.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발"이란 답도 적지 않을 것이다. 1㎞를 걸을 때 발에 실리는 무게는 약 16t. 인간이 한 살 무렵부터 60세까지 걷는 거리는 지구의 4바퀴에 이르는 16만㎞쯤 된다고 한다.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256만t. 항공모함의 만재(滿載) 톤수가 약 10만t이므로 발이 60세까지 받는 무게는 항공모함 25대를 한 데 모은 것만큼 엄청나다. 뼈 26개, 관절 33개, 근육 20개와 인대 100여개로 구성된 발이 이처럼 많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발 움직임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이뤄진다. 발은 '제2의 심장'이기도 하다. 심장에서 온 몸으로 피를 내보내는데, 인체의 가장 밑바닥인 발에서 적절한 압력을 줘야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임형균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