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레포츠와 몸짱 열풍을 타고 ‘슬랩(SLAP)’ 환자가 젊은 층에서 급증하고 있다. 슬랩은  ‘Superior Labrum Anterior to Posterior’의 준말로 오십견이나 회전근개파열 등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야구 등 공을 다루는 운동선수에게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30세 이하의 연령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현대유비스병원 이성호 원장은 “20대 젊은이들 중에서 어깨를 많이 쓰거나 다친 후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장기간 치료에도 어깨 통증 지속될 뿐 아니라 특정 자세를 취했을 때 팔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다면 슬랩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된 원인은 운동 등 외부 충격으로 인한 외상이다. 떨어지는 무거운 물건을 잡으려고 할 때 어깨에 가해지는 압력이나 팔이 갑자기 잡아당겨지거나 공 같은 것을 세게 던지려 할 때 생기는 견인력 등도 하나의 요인이다. 손을 뻗은 상태로 넘어지면서 어깨 부분이 압박을 받아 발생하기도 한다.

슬랩은 진단이 어렵다. 다른 어깨질환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MRI 같은 정밀검사를 거쳐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엉뚱한 치료를 받기 일쑤다. 그러나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나 양상, 팔을 들어 돌려보는 검사 등을 해보면 다른 어깨 질환과 미세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슬랩은 주로 어깨 뒤쪽에 통증이 나타난다. 팔을 들어 올려 밖으로 돌리면 ‘뚝, 뚝’ 하는 소리와 함께 통증이 동반된다. 하지만 팔을 스스로 들어 올리거나 밖으로 돌려도 힘들지는 않다. 특히 무거운 물건을 들려고 하면 가끔씩 어깨가 뜨끔거리며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통증이 늘 나타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단순한 관절통쯤으로 여기고 넘기기 쉽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뼈에 붙은 4개의 힘줄(회전근개)이 파열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할 정도로 심한 통증이 나타나다가 점차 완화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해도 다른 사람이나 자신의 다른 팔로 아픈 팔을 들어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근육이 파열됐기 때문에 팔을 올린 상태를 계속 유지하지는 못한다. 통증도 슬랩과 달리 어깨 앞쪽 부위에 주로 나타난다.

흔히 오십견으로 불리는 유착성관절낭염은 나이가 들면서 어깨 관절낭(점액이 들어 있는 주머니 모양의 조직)의 윤활 성분이 말라 통증과 함께 기능장애까지 유발하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어깨가 무겁고 뻐근하다가 점차 쑤시는 듯한 통증으로 시작된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극심한 통증 때문에 팔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어떤 방향으로 팔을 올리거나 돌려도 어깨 전체가 아프고,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큰 고통을 느끼게 된다. 또 어깨가 굳어져 본인이나 남이 아무리 팔을 올리려 해도 올라가지 않을뿐더러 팔을 등 뒤로 돌릴 수도 없다.

이성호 원장은 “슬랩은 진단만 정확하게 이뤄진다면 치료는 어렵지 않다. 요즘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찢어진 부위를 꿰매거나 붙이는 등 비교적 간편한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 시술 시간도 30분 정도로 짧다”고 말했다.


/헬스조선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