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의학
벌의 독이 약이 된다...봉독요법
입력 2008/03/07 17:08
봉독요법(Apitherapy)이란 벌 독이나 벌과 관련된 제품을 이용하여 질병의 치료나 증상의 호전을 도모하는 치료법으로, 벌 독에 있는 화학적 성분의 치료적 효과와 벌 독을 이용한 경혈(침놓는 점)의 자극 효과를 모두 활용한다. 그 동안 꿀이나 프로폴리스(나뭇잎 혹은 나무껍질에서 나오는 송진 모양의 물질로, 벌들은 이것을 먹고 동시에 그것을 플라보노이드가 다량 함유된 항산화제로 바꾸어 놓는다), 로열젤리, 벌이 만들지는 않았지만 꽃에서 얻어진 벌 꽃가루, 밀랍(蜜蠟) 등은 오랫동안 의료용으로 사용되어 왔다.
전 세계적으로 봉독요법의 임상적 응용이 날이 갈수록 확산 보급되고 있는 추세다. 봉독요법을 사용하는 많은 의사들은 봉독요법이 임상적 효과뿐만 아니라 나름의 과학적 연구도 이미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고 보지만, 일부 다른 의학자들은 ‘봉독요법에 대한 정보는 대개 일화성 보고에 지나지 않으며 소위 근거중심의학의 과학적 기준에는 미치지 못 한다’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어 봉독요법의 옹호론과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꿀벌 제재를 사용하여 치료효과를 보았다는 기록은 몇 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 베다(Veda)나 성경이나 코란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당시의 기록은 주로 벌 제재의 영양학적 효과에 대한 기록이지 구체적으로 벌 독의 사용에 대한 기록은 아니었다. 근대에 들어와서 오스트리아의 의사 필립 테르크가 1888년에 “벌침과 류마티즘 사이에 특별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보고를 발표한 것이 계기라고 볼 수 있다.
봉독이 피부를 통해 흡수가 되면 치료적 특성을 갖게 된다. 화학성 약품에 비하면 그 작용이 훨씬 빨리 나타나지만 심한 부작용은 아주 적다. 봉독에 대한 감수성은 사람마다 달라서, 여자, 어린이, 노인이 건강한 젊은 남자에 비해 감수성이 더 예민하다. 봉독을 정상적인 피부에 바르면 아무런 반응도 나타나지 않지만 예민한 피부에는 발진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봉독은 점막에는 강하게 작용하지만 침샘, 위액, 장 효소들에 의해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봉독을 경구로 복용하면 효과가 없다.
봉독요법은 경혈 점에 봉독 약침을 사용하여 침술 효과와 봉독의 약리적 효과를 같이 볼 수 있는 봉침법과 주사요법, 이온 전기 도입법, 전기 영동법, 초음파 요법, 연고, 흡입 요법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소수의 사람은 봉독에 감수성이 아주 예민해서 과민성 쇼크를 일으키기도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관찰 되는 과민반응 증상은 천명(헐떡거림), 구역질, 구토, 어지럼, 저혈압, 혼수 등이다. 심한 경우에는 순환계 탈진과 호흡기 장애로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봉독요법 시술 전에 알레르기반응 검사를 반드시 해야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봉독요법으로 치료효과나 증상의 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질환에는 근육통, 근막통 증후군, 급성 및 만성 관절염, 통풍, 신경통, 류마티즘, 홍채염,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부종성 경화증 (Scleroderma), 만성통증 증후군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결핵, 성병(임질, 매독), 심한 심장혈관계 질환, 심한 신장 장애, 당뇨병, 생리 중, 1세미만의 소아 등에는 봉독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