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미술치료의 인기가 상승일로에 있다. 미술치료(Art Therapy)란 미술과 의술이 접목된 비교적 새로운 형태의 치료법으로 “미술 활동을 통하여 환자의 심신 상태를 평가(진단)하기도 하고 질병의 치료나 증상의 호전을 도모하기도 하는 치료법”이다. 광범위한 의미에서 예술치료라고 하면 미술만이 아니고 음악, 연극, 시, 소설, 춤, 레크리에이션, 놀이, 작업 등 자기표현을 매개로 한 것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지만, 좁은 의미에서 미술치료라고 할 경우에는 그림, 조각, 디자인, 서예, 공예 등의 미술 영역을 말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미술치료가 치료의 분야로 이해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부터. 무의식과 상징화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프로이드, 융, 프린츠혼 등에 의하여 현대 정신의학과 함께 성장해 왔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의학 선진국에서 미술치료사의 역할은 미술과 심리학의 두 분야의 학문적 배경을 겸비한 전문가가 담당을 하며, 극히 최근에는 의료시설에서 임상경험을 축적한 의료전문인으로 양성되는 경향이 확산 고조되고 있다.
미술치료에 관한 가장 흔한 질문은 “그림그리기가 어떻게 질병을 치료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미술치료에 있어서는 아스피린 두 알을 먹으면 열이 떨어지고, 항생제 주사 한 대를 맞으면 염증이 없어지는 것과 같은 일차적이고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치료효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웰빙 즉 완전한 참 건강은 신체적인 건강, 정신적인 건강, 정서적인 건강, 사회적인 건강, 영적인 건강이 두루 이뤄진 상태를 일컫는데, 미술 활동이야 말로 신체적인 요소, 정신적인 요소, 정서적인 요소, 사회적인 요소, 그리고 심지어 영적인 요소까지도 다 한 데 아울러 포괄적으로 다뤄주는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미술치료는 맘의 자극을 통해 몸의 병을 다스리고 몸의 자극을 통해 맘을 다스리는 이차적이고 간접적인 요법인 동시에 쌍방향으로 작용하는 전일적이며 총체적인 요법이라고도 볼 수 있다.

간혹 그림을 잘 그려야 미술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아주 잘못된 인식이다. 사람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나 다 어느 정도의 창의적 재능을 지니고 있다. 미술치료는 누구나 지니고 있는 창의성을 발굴, 향상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환자가 자기 표현적이면서 창조적인 미술활동을 통하여 심신의 자연치유를 유도한다. 미술 활동은 심신의 이완을 유도하고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심신 질환의 치유를 도울 수 있는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술치료는 어려운 상황의 사람들을 위한 표현 도구로써 정신병원에서 시작되었으며, 여러 상담이론과 기법이 합쳐지면서 상담분야에서 확산 발전되었고, 인지, 정서에 초점을 맞춘 발달적 미술치료가 특수교육, 조기교육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인성계발을 목적으로 교도소나 일반인에게도 사용되며, 양로원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삶을 보람되게 정리하는데 도입 되었으며, 질병의 치료나 증상의 호전을 도모하기 위해 일반 병원이나 클리닉에서 인상적으로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미술치료는 정신질환자(정신분열증, 우울증 등), 심신장애인(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체부자유, 정신지체, 정서장애 및 행동장애, 자폐성장애, 학습장애, 중복장애, 언어장애 등), 비행청소년(폭력, 절도), 이혼(별거)부부, 가족관계개선, 근친상간 및 성폭행, 섭식장애(대식증, 신경성 식욕부진 등), 학업부진, 입시 및 시험불안, 교우관계 및 인간관계개선, 자아성장프로그램, 주의력 결핍장애, 노인치매 및 노인상담, 만성 질환자(중풍, 심장 질환, 만성통증, 암 등)의 심리안정 등이 포함된다.

지금까지 의학의 축이 ‘병’ 중심이었다면,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건강’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건강은 잃었으나 아직 병이 아닌 불건강(미병)이다. 여기에 서양의학, 동양의학, 대체의학 등 치료적 접근법이 서로 다른 의학들이 불건강의 해결사를 자임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미술치료가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 요소를 두루 다뤄 줄 수 있는 있다는 점에서 미술치료의 빠른 보급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같은 이유에서 미래 의학의 틀 안에서 불건강을 다스리는 미술치료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커 가리라는 것을 쉽게 전망할 수 있다.


/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