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외상에 대처하는 엄마의 자세
입력 2008/02/27 10:10
봄이면 뼈가 부러지고 치아가 손상되는 등 안전사고가 급증한다. 안전장비를 충분히 갖추고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눈 깜짝할 새 일어나는 것이 안전사고이다. 언제 어떻게 생길지 모르는 우리 아이의 응급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들을 알아본다.
치아 빠지면 입에 넣고 병원으로
아이들은 친구와 놀다가 부딪히거나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가 넘어질 경우 치아 손상의 위험을 많이 받는다. 때문에 인라인스케이트 등 레포츠를 즐길 때는 치아외상방지장치(마우스피스)나 턱관절보호를 위해 귀까지 덮는 헬멧이나 보호대를 쓰는 것이 좋다. 또 아이의 앞니가 돌출된 경우라면 미리 교정을 하는 것도 치아외상을 예방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치아가 손상되는 사고를 입었다면 적절한 응급처치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치아가 빠졌다면 30분에서 1시간 내에 빠진 치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치아를 되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치아가 부러지거나 빠졌을 때- 우선 침착하게 아이의 입 안을 들여다보고 출혈이 되는 부위를 확인해 지혈해 주어야 한다. 출혈이 계속되면 거즈나 솜으로 출혈부위를 눌러주거나 두 손가락으로 2~3분 정도 눌러주면 대부분 지혈이 된다. 그리고는 빠진 치아를 찾아야 한다. 이때 치아가 완전히 빠져 나오지 않고 잇몸에 걸려 있을 때는 치과에 가기 전에 원래의 위치로 밀어 넣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때 치아에 흙이나 이물질이 묻어있다 해서 무리하게 씻어내지 않아야 한다. 자칫하면 치아와 뼈를 연결해주는 치근막(치아 뿌리의 막)이 손상돼 치아가 제대로 붙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급적 치근막이 마르지 않도록 빠진 치아를 생리 식염수에 넣어 가능한 빨리 병원에 가져가는 것이 좋다. 만약 생리 식염수가 없다면 손상된 치아를 혀 밑에 넣어 병원까지 가는 것도 괜찮다.
▶치아 색이 검게 변했을 때- 외부 충격으로 인해 혈관과 신경이 손상을 입었을 경우 치아의 색깔이 검게 변하기도 한다. 이는 피부에 멍이 들 듯 치아에 멍이 든 상태이다. 심하지 않은 경우엔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이 자연적으로 회복돼 색이 연해진다. 하지만 수일간 관찰 후 치아의 변색된 부위가 점점 진해진다면 신경치료가 필요하다. 이는 혈관이 터지고 신경이 죽은 것이기 때문이다.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에는 양 옆의 치아에 다친 치아를 묶어주는 고정치료를 한다. 경과를 지켜보고 이가 죽어가는 것으로 판단되면 신경치료를 한 후 이를 씌워야 한다.
▶외상 후 증상이 없을 때- 치아외상을 입었다고 해서 증상이 곧바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치아에 미세하게 금이 가 육안으로 확인이 되지 않을 땐 시간을 두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 증세가 심하지 않다면 자연 치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가 딱딱한 음식이나 차가운 음료수를 먹을 때 통증을 호소한다면 치아 뿌리 쪽에 금이 간 것으로 의심해 봐야 한다. 이 경우에도 치아에 금이 간 치아의 신경치료를 받은 후 씌워 넣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아를 살릴 수 없을 때- 빠진 이를 찾지 못하거나 부득이하게 치아를 살릴 수 없다면 인공치아로 대체해야 한다. 이가 빠진 채로 방치하면 보기에 좋지 않을 뿐더러 윗니와 아랫니가 맞지 않는 부정교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빠진 자리 양 옆의 치아가 비워진 자리로 밀려나오기 때문에 장기간 방치할 경우엔 턱의 형태가 달라질 위험도 있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부정교합 등으로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지면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때문에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빠진 치아를 대체해주는 것이 좋다.
골절사고, 골절부위 고정하는 것이 우선
언제나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팔다리가 골절되거나 삐는 안전사고를 당하기 쉽다. 아이들의 뼈는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정도로 약하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 부상 위치와 정도에 따라 심할 경우 자라면서 장애가 생기거나 기형이 될 수도 있으므로 초기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
▶삐거나 골절을 당했을 때- 넘어지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진 후 아이의 팔다리 모양이 변했거나, 뼛조각 부딪히는 소리가 날 때, 외상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을 호소한다면 골절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단순골절일 경우에는 통증과 함께 상처부위가 부어오르고 멍이 든다. 얼음찜질을 한 후 상처부위를 압박하여 붓기를 없애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때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손상 부위를 가능한 심장보다 높게 해 피하출혈과 부종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단순히 삐인 경우는 상처부위를 탄력붕대를 넓게 감싸 움직임을 제한시켜 주면, 하루정도 지난 후 부종과 통증이 대부분 사라진다. 이때 상처부위를 임의대로 마사지를 하거나 교정하는 행동들은 하지 않아야 한다. 골절 정도가 심하다면 골절 부위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주어야 한다. 판자나 박스 등으로 손상된 관절부위와 그 주위에 부목을 대주어야 한다. 가능한 처음 발견했을 때의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한 마음에 아이를 함부로 안거나 변형되거나 꺽인 팔다리를 무리하게 펴면 골절된 뼈 사이에 신경이나 혈관이 껴서 더 큰 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깨뼈가 빠졌다면- 움직임이 많고 어깨뼈를 감싸고 있는 연골이 약한 아이들의 경우 또래 끼리 밀고 당기는 작은 장난에도 탈구가 일어나기 쉽다. 어깨 탈구는 어깨와 팔꿈치 사이의 큰 뼈인 상완골이 어깨관절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말한다. 어깨탈구는 빠지는 방향에 따라 전방, 후방, 다방향으로 나뉘는데, 몸 앞쪽으로 어깨가 빠지는 전방 탈구가 80% 이상이다. 어깨가 탈구되면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때문에 다급한 마음에 빠진 어깨를 먼저 끼우려고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 자칫 인대 및 신경이 손상되거나 골절 등의 부작용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어깨가 탈구되면 어깨와 팔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팔을 몸에 붙인 채 반대쪽 손으로 탈구된 팔을 감싸게 한 후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아 반드시 전문가에게 어깨 교정을 받아야 한다. 어깨탈구는 습관성이 될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빠진 어깨를 교정했더라도 2~3개월간은 어깨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팔을 높이 올리거나, 뒤로 재끼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주의시켜야 한다. 잠을 잘 때에는 푹신하고 높은 베개로 어깨 주위에 고정시키는 것이 좋다.
벌에 쏘였을때 긁지 말아야
야외 활동시 가장 흔하게 생기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이 넘어지거나 하면서 다치는 피부상처이다. 찰과상 등으로 생긴 피부상처는 응급처치만 제대로 해준다면 흉터없이 깨끗하게 치료될 수 있다. 하지만 부주의로 상처를 제대로 돌보지 않게 되면 흉터가 남아 아이들에게 마음의 상처가 될 수도 있으므로 올바른 치료법을 알아놓는 것이 좋다.
▶피부가 벗겨져 피가 난다면- 봄철 아이들에게 가장 흔한 외상이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피부가 벗겨지면서 피가 나는 찰과상이다. 넘어져서 생긴 찰과상에는 흙이나 풀같은 이물질이 묻기 쉽다. 이물질은 상처 회복이 더디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흐르는 식염수로 닦아내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식염수가 없다면 수돗물을 이용해도 괜찮다. 더러운 이물질이 묻어있는 채로 있는 것보다 수돗물로 씻어내는 것이 상처치료에 도움이 된다. 피가 계속 난다면 깨끗한 거즈나 손으로 출혈부위를 2~3분간 눌러주면 대부분 지혈이 된다. 그 후 상처부위를 습윤드레싱 등을 이용해 덮어 주면 된다. 습윤드레싱은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따로 바를 필요 없이 염증을 제거하고 통증을 감소시켜준다. 또한 상처부위의 건조에 따른 신경자극을 줄여주어 엄마들의 필수품이 되고 있다. 습윤드레싱이 없다면 탈지면 류의 솜보다는 거즈를 사용해 상처를 덮어주는 것이 좋다. 미세한 솜은 노출된 상처에 붙어서 오히려 이물질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얼굴은 작은 상처라도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제때 치료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찰과상은 대부분 가벼운 증상이다. 하지만 이튿날이 되어도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주위조직이 으스러지거나 골절 등의 합병증이 생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며칠이 지난 뒤 고름이 나오거나 출혈이 생기면 세균감염이 의심되므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피부가 찢어졌다면- 아이들이 넘어질 때 돌이나 유리 조각 등에 의해 피부가 찢어지며 생기는 상처인 열상은 출혈이 많고 피부 속의 근육과 인대 등이 노출될 수도 있다. 특히 머리부위는 혈관이 많이 분포돼 있어 상처의 길이가 짧아도 출혈량이 많다. 열상이 생기면 우선 정확한 부위를 확인한 후 지혈을 해 주어야 한다. 이때 피가 많이 난다고 지혈제를 사용하면 지혈제 가루가 상처 사이에 박혀 추후 봉합 시 상처가 잘 치유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혈 후 상처부위를 깨끗이 하고 거즈나 1회용 반창고, 습윤 드레싱 등으로 상처부위를 덮어준다. 이때 의사의 지시 없이는 연고나 소독약 등을 함부로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상처가 심하거나 피가 멈추지 않고 이물질이 깊이 박혀 있는 경우에는 무리하지 말고 가능한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벌에 쏘였다면- 야외활동시에는 곤충에 물리거나 꽃가루, 나방 가루에 접촉돼 생기는 피부염 또한 많이 발생한다. 특히 벌에 쏘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벌침을 빨리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벌침은 짜서 빼려하지 말고 신용카드와 같은 납작한 판으로 해당 부위를 긁으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귀가 후에는 아이의 몸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피부염이 생기면 팔목, 겨드랑이, 무릎 뒤 등 노출 부위가 빨갛게 부풀어 오르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발진 부위에 얼음찜질을 해주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가라앉는다. 이때 처방받지 않은 피부 연고를 함부로 바를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지고 오래 갈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감염부위는 절대로 긁거나 문지르지 않도록 하고 가려움증이 심하면 의사와 상의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특히 벌에 쏘였을 때 독성물질이 온몸에 퍼지기 쉽기 때문에 절대 피부를 문지르거나 긁어서는 안된다. 2~3일이 지나도 증상이 가라앉지 않으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해충에 물려 전신적인 쇼크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때는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도움말=황성식 미소드림치과 원장, 유주석 대한민국정형외과 원장, 김경호 지미안피부과 원장
/헬스조선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