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내시는 왜 수염도 대머리도 없을까?

‘왕의 남자’ 이후 영화 ‘궁녀’를 비롯해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왕과 나’에 이르기까지 최근 조선시대 궁중의 주변인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더불어 내시들의 삶에 대한 관심도 폭증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왕과 나’에서 임신을 한 나인으로 인해 내시의 ‘되살이’가 화제가 됐다. 되살이된 최자치(김다현)가 다른 내시들 몰래 턱에 난 수염을 뽑는 장면이 방영된 이후 인터넷에는 내시들의 수염에 대한 질문이 폭주하기도 했다. 내시들의 삶에 보다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내시 중에 대머리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도 의문을 품을 만하다. 실제로 거세와 수염, 그리고 대머리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거세라고 하는 것은 남성의 고환, 그 중에서도 정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남성호르몬이 정소에서 생산되므로 정소가 제거되면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잘 되질 않는다. 이로 인해 호르몬 분비가 적게 되면서 수염이나 모발의 성장에 영향을 준다.

수염이나 모발의 성장에 남성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직관적으로 알려져 왔다. 히포크라테스도 이미 ‘환관과 여자는 대머리가 없으며 가슴에 털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거세한 남성에게도 수염이 생길 수 있다. 사춘기 이후 거세한 경우다. 어릴 때 거세한 사람은 수염이 자라지 않지만 사춘기 이후 거세한 경우라면 원래 있던 정도의 수염이 유지되거나 모발이 가늘어진다.

반면 모발의 경우는 다르다. 거세한 경우라면 절대 대머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100% 유전에 의해 이루어지는 남성형 탈모는 남성호르몬이 나와야 대머리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 어릴 때 거세한 남자는 남성호르몬이 생산되지 않아 대머리 유전자를 가졌더라도 절대 대머리가 되지 않는다. 대머리 유전자를 가졌어도 어릴 때부터 대머리가 되지 않는 것은 사춘기 이전에는 남성호르몬이 낮기 때문이다.

대머리는 사춘기가 지난 후 남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질 때 진행된다. 어릴 적 사고로 거세된 104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미국 해밀턴 박사의 보고가 이를 뒷받침한다. 대머리 유전자를 보유한 쌍둥이 중 거세된 한 사람은 대머리가 되지 않았으나 다른 쌍둥이는 대머리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여자 대머리를 보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여성에게도 남성호르몬이 있으나 남성에 비해 현저하게 적기 때문에 남성형 탈모가 진행되지 않는다. 반면 폐경 이후 여성에게선 남성형 탈모가 나타나는데 남성들과 달리 정수리 부위에 숱이 적은 형태로 나타난다.

사실 거세는 끔찍한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대머리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반면 머리가 벗겨진 사람은 양기가 좋다는 속설이 지금까지도 끈질기게 살아있지만 근거는 없다. 대머리의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은 정상 수준의 남성호르몬만 있어도 머리는 벗겨지기 때문이다.


/김수균 모발외과 김수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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