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돈 벌려다 건강 잃는 경우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아르바이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몇 달 동안의 긴 방학은 아르바이트를 하기엔 적격인 시간. 학생들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주유소, PC방, 편의점, 패밀리 레스토랑 등에서 주로 아르바이트를 많이 한다. 이런 아르바이트 시에는 자칫하면 건강을 잃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주유원은 찬바람과 기름에 피부가 노출되며, 야간 PC방과 편의점 관리는 수면 부족으로 인한 다크서클 발생, 패밀리 레스토랑 서빙은 장시간 서 있어 허리요통 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 시 조심해야 할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주유소: 찬바람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노출된 피부

주유소 아르바이트는 내내 밖에서 일하기 때문에 동상과 안면홍조에 걸리기 쉽다. 동상은 신체 밖의 추위로부터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피부 바로 아래의 혈관이 수축돼 피부의 감각이 없어지고 창백해졌다가 다시 따뜻해지면 혈관이 팽창하는 현상을 말한다. 안면홍조는 얼굴이나 목, 가슴 부위의 피부가 갑자기 붉게 변하며 불쾌한 열감과 발한이 동반되는 상태다. 안면홍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나 그 중 하나가 추위에 오래 노출돼 동상에 걸리는 경우다. 주유소 아르바이트 시 동상과 안면홍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마스크나 귀마개, 장갑을 항상 착용해 보온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휘발성 유기화합물도 조심해야 한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휘발유를 넣을 때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유증기)로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되는 액체 또는 기체상 유기화합물의 총칭으로 주로 벤젠, 아세틸렌, 휘발유 등에서 배출된다. 태양광선에 의해 질소산화물과 광학반응을 일으켜 오존 농도를 증가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위험성은 태안 자원봉사자들의 건강상태 악화로 널리 알려진 바 있다. 태안 자원봉사자들 중 일부는 방제작업 후 각종 피부질환과 두통, 구토, 눈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유소에서의 아르바이트는 이런 방제작업을 몇 달간 계속 하는 것과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 주유 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코, 피부로 흡입되어 피부 및 인체 면역기능에 영향을 준다. 더불어 주유 시 흘러넘치거나 흘리는 연료에 노출돼 유성여드름이 생길 수 있다. 이때 생긴 유성여드름은 얼굴뿐 아니라 손등, 상완, 허벅지, 그리고 목뒤에 자주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주유소 아르바이트 시에는 주유하는 동안 연료가 흘러넘치지 않게 조심하고 접촉 부위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스크, 장갑 등을 꼭 착용해야 한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마친 후에는 피부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꼼꼼히 세안하며 청결에 힘써야 한다.

PC방, 편의점: 밤샘으로 인한 여드름과 다크서클

모 아르바이트 사이트 조사 결과 대학생 10명 중 9명은 방학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눈길을 끄는 부분은 ‘깨져버린 생활리듬’으로 2위를 차지했다.
PC방과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는 밤낮이 바뀌어 이 후유증을 가장 심하게 겪을 수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한 피부 트러블도 얻을 수 있다.

우리의 피부는 저녁 11시 이전에 잠들어야지만 재생되고 건강해진다. 하지만 야간 아르바이트로 인해 낮과 밤이 바뀌게 되면 충분한 수면이 어려워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피지분비를 자극하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분비가 왕성해져 여드름이 유발된다. 또 아르바이트 후 피곤함으로 인해 세안을 하지 않고 잠드는 것도 여드름을 부추긴다.

특히 PC방은 각종 유해한 미세 입자들이 섞여 있는 담배연기가 자욱한 곳이 많다. 담배연기의 입자는 피부에 흡착되어 모공을 막아 여드름, 뾰루지 등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기 쉽다. 여드름을 예방하려면 아르바이트 후 피부에 쌓인 피지와 노폐물 등을 깨끗하게 씻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드름과 더불어 다크서클도 문제다. 야간 아르바이트는 밤을 꼬박 지새우기 때문에 ‘피곤해서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왔다’는 농담에 적격. 눈가는 신체 부위 중 가장 얇은 조직으로 피로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멜라닌 색소가 침착돼 검게 보인다. 아르바이로 인해 다크서클이 생겼다면 냉·온 타월로 번갈아가며 찜질과 마사지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냉·온 타월로 눈가를 찜질해주고 아이크림을 바른 뒤 코 가장자리부터 눈꼬리를 향해 나선형으로 마사지를 해준다. 이 때 눈 밑에 위치한 지압점인 눈머리, 가운데, 끝부분을 검지로 꾹꾹 눌러주면 혈행을 촉진시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여성의 경우 화장을 잘 지우지 않아 색소 침착되어 다크서클을 불러올 수도 있다. 따라서 아르바이트 후 눈화장을 지울 때는 눈 전용 리무버를 이용해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깨끗이 닦아준다.

패밀리레스토랑: 장시간 서 있어 허리 요통 우려

근무 환경이 좋은 패밀리레스토랑 아르바이트도 건강을 위협하는 부분이 있다. 장시간 서 있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요통은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의 숙명이다’라는 말이 있다. 두 다리 외에는 체중을 지탱할 기반이 없기 때문에 척추는 체중의 약 60%를 지탱한다. 게다가 척추는 통뼈가 아니라 20개가 넘는 뼈들이 서로 맞물려 관절을 이루고 있으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불안정한 구조로 되어 있다. 때문에 서 있는 자세는 무게 중심이 허리에 집중돼 요통을 유발하거나 허리디스크를 악화시킨다.

가능한 한 바른 자세를 유지해 허리에 무리를 덜 주는 것이 좋다. 가장 바른 서 있는 자세는 옆에서 봤을 때 귓구멍아래에서부터 아래로 그은 수직선이 어깨, 무릎, 발목의 중심을 통과해야 한다. 또 앞에서 봤을 때는 양 미간에서 아래로 그은 수직선이 코, 턱, 가슴의 중앙, 골반의 중앙을 통과해야 한다. 그리고 수직선을 중심으로 정확히 좌우대칭이 되어야 한다.

또한 서 있을 때 최대한 척추로 쏠리는 무게 중심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서 있는 동안 발 받침대를 이용해 양쪽 발을 번갈아가며 올려주면 무게 중심이 바닥을 딛고 있는 다리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발 받침대를 이용할 수 없다면 중간 중간 무릎과 발목 돌리기 등의 스트레칭을 하고 되도록 틈이 날 때마다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레스토랑 서빙 시에는 오십견도 우려된다. 서빙 할 때는 무거운 쟁반을 한쪽 팔로만 들고 옮긴다. 이렇게 한쪽 팔에만 힘을 준채 어깨 위로 쟁반을 올려 서빙하면 어깨 관절에 큰 무리가 간다. 특히 근육이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또 어깨의 과다 사용으로 인한 피로 누적으로 오십견 발생 위험도 크다. 오십견은 어깨 근육이 굳어져 움직이기 어렵게 되면서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50대에 빈번히 발생한다고 해서 오십견이라 불리지만 최근에는 20~30대의 젊은 층에서도 생긴다. 어깨관절의 퇴행현상이 가장 큰 발병요인이지만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에 나이에 상관없이 오십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서빙시 오십견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르바이트 틈틈이 어깨를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해 근육과 힘줄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도록 한다. 


/도움말=김경호 지미안피부과 원장, 공병준 나은병원 원장
/헬스조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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