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40대에 찾아오는 피부 사춘기?

여드름은 더 이상 ‘청춘의 열꽃’이 아니다. 만성적인 음주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40대 이상의 중년층도 여드름으로 고생하고 있다. 여드름은 사춘기 때부터 꾸준히 나는 경우도 있지만 사춘기에는 없다가 중년이 되어서 갑자기 시작되는 경우도 상당수다.

대한피부과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전국 피부과에 내원한 전체 여드름 환자 6만 6717명 중 12.2%인 8146명이 40대 이상이며, 40대 이상 여드름 발생률은 1996년 10.1%에서 2001년 12.3%, 2006년 13.0%로 갈수록 늘고 있다.

중년 여드름은 주로 턱이나 입술 주변에 많고, 피지가 많아서 생긴 여드름보다는 염증이 생기면서 붉게 변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 피지선에서 분비되는 피지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염증성 여드름이 많게 되는 것.

여드름은 특히 스트레스와 호르몬 변화에 민감한 여성에게서 많다. 여성은 생리를 2주 앞두고 프로게스테론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피지분비가 왕성해지고 덩달아 각종 트러블을 유발한다. 모공에 쌓인 화장 찌꺼기들로 균이 번식하면서 염증성 여드름을 만들기도 한다. 남성에 비해 예민한 여성은 여드름을 유발시키는 스트레스에도 더 많이 노출된다.

중년의 여드름은 젊은 시절에 비해 피부에 상처가 잘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중년 피부는 탄력과 피부 재생력이 비교적 떨어져 여드름을 무리하게 짜거나 방치하면 흉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피부가 더 지저분하게 보이고, 쉽게 염증이 가라앉지 않아 평생 색소침착과 울퉁불퉁한 여드름에 시달려야 할 지도 모른다.

중년 여드름의 주원인은 스트레스.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쌓이면 몸 속에서 부신코티솔(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이라는 호르몬이 생기면서 여드름의 원인인 안드로겐의 수치도 함께 높아져 피지선이 자극을 받는다. 긴장 속에서 일에 집중을 하다 문득 거울을 들여다보면 평소보다 얼굴에 피지 분비가 많아져 번들거리는 현상을 느끼게 된다. 음주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미우 교수는 “알코올 분해 시 생기는 독성물질, 아세트알데히드는 피부염증을 악화시킨다”며 “음주가 잦은 중년 남성 중에 여드름이 많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드름 예방을 위해선 평소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지근한 물로 모공을 열고 하루 두세 번 정도 부드럽게 세안을 하면 피지와 땀, 탈락하지 못한 각질세포가 피부표면으로부터 제거되면서 모공을 열고, 동시에 모낭 내 피지가 배출된다.

여드름이 생기면 상처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염증으로 진행하기 전 면포 상태에서 짜는 것이 좋다. 여드름을 짠 후 염증이 생겼다면 초기에 염증성 여드름을 빨리 가라앉히는 주사를 맞거나 경구 항생제와 피지 분비를 억제하는 비타민A 계열의 연고를 발라준다.

여드름은 피지선과 여드름균을 파괴하는 치료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 치료법으로는 광 흡수제를 피부에 도포하고 2시간이 지난 후 광선을 조사하면 여드름 균과 피지선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빛을 쬐거나 노화된 피부를 재생해주고, 흉터를 치료하는 레이저를 쬐는 것이 필수다.

압구정 S&U피부과 조미경 원장은 “중년여드름 최선의 예방법이자 치료법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과 취미생활을 적절하게 해 스트레스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hsj@chosun.com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