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김 양은 용돈을 거의 사탕이나 초콜릿 등의 군것질을 하는데 쓴다. 배는 터질 것처럼 불러도 입은 달콤한 것을 원한다. 단맛에 적응되다보니 물은 너무 싱거워 마시기가 싫다. 대신 주스나 탄산음료로 해결한다. 그러다 보니 깡마른 김 양의 허벅지엔 어느새 살이 붙었다. 잠을 줄이고 한창 고입준비를 해야 하는 나이지만 군것질로 다져진 몸이다보니 체력은 약해지고, 수업시간 내내 졸음만 온다.
학교 앞에서 자취생활을 하는 이 씨(28)는 밥을 해먹기가 귀찮아 왠만한 끼니는 군것질로 떼운다. 호떡, 빵, 사탕 등은 이 씨가 제일 즐겨찾는 음식. 그런데 어느 날부터 어머니가 해주는 밥이 맛이 없어졌다. 이후부터 밥에 설탕을 찍어먹는다. 설탕은 어느새 조미료이자 주식이 되어버렸다.
단 음식에 손이 자꾸만 간다면 설탕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크다. 설탕은 마약이나 담배와 같이 강력한 중독물질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 몸의 신진대사는 글루코오스(설탕의 분해산물)를 필요로 한다. 탄수화물의 가장 작은 단위인 이 글루코오스가 있어야 생명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또 이 글루오코스는 다른 어떤 혼합물보다도 몸에서 먼저 분해되고, 피에 공급된다. 밥이나 빵에서 얻은 글루오코스보다 더 쉽게 분해되고, 단맛도 혀에 닿자마자 느낄 수 있다.
서구사회에서 설탕은 건강의 적 1호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설탕의 섭취량을 전체 음식물 열량의 10% 미만, 하루 50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설탕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많이 먹으면 충치나 비만이 된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설탕은 고혈압과 당뇨에도 영향을 준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복부비만이 쉽게 오게 되고, 혈당이 빨리 올라가면 인슐린도 덩달아 올라가면서 당뇨병이 유발된다. 당뇨병은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또 동맥경화는 뇌졸중, 심장병을 원인이다.
설탕의 과다 섭취는 정신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독일플렌스부르크 대학 하인들 박사와 미국 생물사회학연구소의 샤우스 박사는 설탕은 아이들의 성적을 떨어뜨리고 폭력성을 키운다고 말한다. ‘내 몸을 망치는 달콤한 중독 설탕’의 저자인 윌리엄 더프티는 설탕에 중독된 사람들은 설탕을 먹지 않으면 쉽게 흥분하고, 우울해진다고 밝혔다.
단 것이 없이도 생활에는 지장이 없다. 설탕중독을 피하려면 일단 과일이나 야채, 잡곡, 우유, 치즈, 달걀, 감자, 현미 등 복합당이 들어간 음식을 설탕(단순당)을 넣지 않고 먹어보자. 복합당은 단맛이 바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단 맛 없이 당을 섭취할 수 있는 봏은 방법이다.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도 좋다. 혈당 유지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백병원 비만클리닉 강재헌 교수는 “설탕은 직접 섭취하기보다는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하게 된다”며 “설탕중독증을 없애려면 청량음료, 빙과류 업체들이 식품가공 시 넣는 설탕을 줄이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hsj@chosun.com
<설탕 중독증 체크리스트>
-설탕을 많이 먹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편입니까?
-일과 중에 한 번이라도 아무 의욕이 없이 축 늘어질 때가 있습니까?
-사무실의 책상 서랍이나 집에 당분이 든 과자류를 상비해두는 편입니까?
-살이 찐 편입니까?
-조종 이유 없이 불안해지고 짜증이 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공격적이 됩니까?
-물이나 우유 대신 반드시 청량음료를 마시고 싶을 때가 종종 있습니까?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을 먹고 있는 사람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습니까?
-아이들에게 뭔가를 선물해야 할 때 단 것을 선물하는 편입니까?
-지나칠 정도로 단 것을 먹고 마신 시절이 있습니까?
-신맛보다 단맛이 많은 과일을 선호합니까?
1~2개: 위험 없다
3~5개: 약간 위험
6~8개: 심각한 위험
/정시행 정시행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