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왕과 나>는 내시가 극의 주체가 되어 극의 흐름을 이끌어 나간다. 현대인에게 각인된 내시의 가장 큰 특징은 ‘사또’나 ‘마마’를 외치는 높고 가느다란 목소리에 있다. 하지만 드라마 ‘왕과 나’에서의 내시 목소리는 굵고 낮은, 일반 남성의 목소리와 다름이 없다.
과거 대부분의 방송에서의 내시 목소리는 다소 희화된 높은 목소리다. 하지만 모든 내시가 그런 목소리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며, 거세의 시기나 방법에 따라 목소리도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인다.
남성의 목소리가 굵어지기 시작하는 것은 사춘기 이후, 남성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되면서 후두와 성대가 굵어지고 두꺼워지면서부터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내시의 높고 가느다란 목소리는 변성기가 지나기 전인 사춘기 이전에 음낭과 성기를 모두 제거한 내시의 목소리다. 음낭을 제거했기 때문에 사춘기 시절에 남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고, 후두와 성대의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린 시절의 가늘고 높은 목소리를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사춘기 이전이라도 음낭을 남긴 채 남근만을 제거한 경우, 남성호르몬은 정상적으로 분비되어 목소리에는 큰 변화가 없다. 사춘기 이후에 성기와 음낭을 모두 제거한 경우에도 이미 성대가 발달했기 때문에 목소리 변화는 크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은 “내시의 목소리는 내시가 된 시기, 수술한 방법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며 “과거 일반적으로 인식되던 가느다란 목소리는 사춘기 이전 음낭과 남근을 모두 제거한 경우이며 최근 드라마 왕과 나의 굵은 목소리는 남근만 제거 했거나 사춘기 이후 제거한 내시의 목소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상 성인에서 신체적인 장애나 호르몬 이상 등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서 마치 아이들 목소리처럼 가늘고 여린, 내시의 목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를‘변성발성장애’라고 한다. 변성기가 지나도 목소리가 전혀 바뀌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는 질환으로 무의식적으로 목소리 변화에 대한 거부감을 느껴 음을 높이는 근육을 과도하고 비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잘못된 발성습관 때문에 생기게 된다.
이 같은 변성발성장애의 경우 현재는 치료로서 과도하게 긴장하고 있는 성대와 후두 근육에 정밀하게 보톡스를 주입, 근육을 마비시켜 풀어줌으로써 본래의 낮은 목소리로 환원시킬 수 있으며 그 후에 발성습관 교정을 위한 음성치료를 병행, 정상적인 목소리로 회복이 가능하다.
/헬스조선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