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은 단순히 시력을 보정해주는 수단을 넘어 지적이고 새로운 인상을 연출해주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특히 최근에는 인기 연예인들이 뿔테 안경으로 멋을 부린 모습을 통해 뿔테 안경이 크게 유행함에 따라 이를 따라 해 보고 싶은 마음에 부모에게 시력이 나빠진 것처럼 거짓말을 하거나 심지어 시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일부러 눈을 혹사하는 어린이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시력은 한번 나빠지면 회복되기 힘든 만큼 안경 착용을 선망하는 어린 자녀들의 이러한 수작(?)에도 지혜로운 지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을 무턱대고 나무라면 자칫 평생의 눈 건강을 소홀히 하거나 스스로 해치려는 반발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씨어앤파트너 안과 김봉현 원장은 “첫 안경 착용과 관련해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안과를 찾는 초등학생의 경우 이중 열명 중 한명은 ‘가짜 환자’인 경우”라며 “그런 만큼 아이들의 안경 착용과 관련한 첫 번째 시력 검사만큼은 안경점이 아닌 안과에서 하는 것이 아이의 평생 눈 건강을 지켜주는 첫걸음”이라 설명했다.
돗수 없는 안경으로 시력 체크, 첫 안경은 반드시 안과로
우선 잘 보이지 않는다는 아이의 말이 ‘마음이 콩 밭에 가 있는’ 경우가 아닌지 체크하는 간단한 방법은 돗수 없는 안경을 활용하는 것. 안경을 씌워주었을 때 잘 보인다고 하면 가짜이고, 여전히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 진짜 시력저하가 왔음을 판단할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시력이 좋은데도 안경을 끼고 싶어 한다면 안과에서 검사를 받아 이상이 없다는 판정 후 돗수 없는 안경을 처방 받아 착용을 시키는 것이 좋다. 이런 경우, 나중에는 안경의 착용 자체에 아이들 스스로가 불편함을 느껴 안경을 쓰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생 안경잡이가 될까’하는 염려는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이와는 달리 정말 시력 저하가 온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어 더 이상의 시력저하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눈이 나빠졌다고 판단되면 안경원을 방문하지만 적어도 아이의 첫 번째 안경 맞춤을 위해서 만큼은 안과의 검사를 받는 것이 평생의 눈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가장 큰 문제는 ‘가성 근시’로서 실제 근시가 아니나, 근시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증상이다. 가성근시란 본래 근시가 아닌 원시이나 가까운 거리의 물체를 오랫동안 보는 경우 조절근육이 일시적으로 경련을 일으켜 먼 곳의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 근시의 증상을 보인다. 근시처럼 먼 곳의 대상이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을 보이므로 볼록렌즈가 아닌 오목렌즈로 교정이 되나 만약 오목렌즈로 교정해 주게 되면 굴절력이 더욱 증가하게 되어 이는 가성근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안과에서는 조절마비검사와 같은 약물 검사를 통해 가성근시 여부를 확인하게 되지만 기계 검사만을 하게 되는 안경점에서는 가성근시를 판별해 내지 못해 아트로핀 점안약 등의 약물요법으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시력을 평생 안경과 함께 해야 하는 ‘진짜 근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난시 및 약시의 여부와 이에 대한 치료의 결정, 시력저하에 사시가 동반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판단 등 정확한 시력검사를 위해 시력 변화의 원인이 되거나 이에 수반하는 다양한 증상들을 진단하는 것이 안경 착용에 앞서 필수적이다.
안경을 쓰게 되었다면, 올바른 습관은?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안경을 쓰게 되었다면 초기부터 올바른 습관을 들이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한 안경 착용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안경은 눈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다는 것. 안경이 눈으로부터의 거리가 멀수록 눈의 초점과 렌즈의 초점이 일치하지 않아 상의 왜곡이 심하게 되고 눈의 피로감을 가중시키므로 되도록 안경은 얼굴에 밀착되도록 쓰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활동의 범위가 커 안경이 비뚤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어도 안경 처방을 받은 후에라도 적어도 1-2개월에 한번은 안과를 방문, 안경이 비뚤어지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안경이 비뚤어져있을 경우 안경축과 눈의 시축이 어긋나 시력 발달을 저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안경을 수업시간 등 필요할 때마다 쓰느냐, 항상 쓰고 있느냐는 눈의 상황에 맞게 의사의 조언에 따르는 것이 좋다. 눈이 그다지 많이 나쁘지 않으면서 교정시력이 잘 나오는 경우 안경을 반드시 하루 종일 착용하지 않아도 좋으나, 약시가 있다든지 사시와 동반된 근시, 원시인 경우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반드시 항상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축구, 농구, 야구 등 운동시에는 안경 대신 고글을 착용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운동을 하다가 자칫 안경으로 인한 외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baej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