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궁금점 올 가이드

임플란트란 이식이 가능한 특수금속으로 만들어진 인공 치아를 말한다.
임플란트 시술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치아를 잇몸 뼈 속에 심는 과정을 거친다. 뿌리 역할을 하는 치근(齒根), 뿌리와 치아를 연결하는 지대주(址臺柱), 인공치아로 구성된다.
치근의 재료는 티타늄. 티타늄은 가볍고 튼튼하며 안정성이 좋아 산화가 잘 되지 않으며, 구강 내 조직과의 친화성을 높이기 위해 표면을 특수처리 해 사용한다.
지대주는 티타늄 또는 지르코니아가 주로 쓰이며, 인공치아는 자연 치아와 가장 비슷한 세라믹 또는 금을 쓴다. 최근 개발된 일체형 임플란트는 치근과 지대주가 하나로 연결돼 있어 시술 기간이 짧다.

임플란트 여부는 잇몸상태가 좌우
고혈압·당뇨 환자는 위험할 수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인공치아 임플란트 시술이 한 해 50만 건에 육박하고 있다. 한 두 개가 아니라 십여 개 인공치아를 한꺼번에 임플란트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래서인지 5060 세대에선 “입 안에 수입 외제차 한 대를 박고 다닌다”는 농담도 들린다.
그러나 일부에선 치과의사들이 돈벌이를 위해 살릴 수 있는 이까지 뽑아 임플란트를 한다고 비판한다. 또 환자 귀를 솔깃하게 하는 각종 신기술 임플란트에 대한 광고가 홍수를 이루지만, 한편에선 그것들이 모두 과장됐다는 주장도 있어 환자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도대체 임플란트는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임플란트에 대한 궁금점들을 정리했다.
1. 치아 보존 VS. 발치
임플란트는 영구치를 뽑고 그 자리에 심어야 하므로 발치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임플란트는 최후의 선택이며, 살릴 수 있는 치아는 보존치료를 해서 계속 쓰는 것이 원칙이다.
발치 여부를 결정짓는 척도는 잇몸병의 진행 정도다. 30대 이후 치아 상실의 주범인 잇몸병은 치아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심해지면 잇몸과 치아를 지지해주는 치조골이 파괴된다.
처음엔 스케일링, 잇몸 수술, 보존 목적의 골(骨) 이식술 등의 치료를 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어렵고 치아가 많이 흔들려 5년 이상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그때 발치 한다. 치조골의 흡수(파괴) 정도가 심하면 임플란트 시술도 불가능하므로 이 때도 발치를 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보철과 김종진 교수는 “잇몸뼈가 파괴돼 흔들리는데도 자기 치아를 고집한다면 멀쩡한 다른 치아에도 무리가 간다. 풍치 치아의 주변 뼈 손상까지 올 수 있으므로 이 때는 발치 후 인공치아를 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2. 임플란트 VS. 틀니 VS. 브릿지
발치를 했다면 틀니, 브릿지, 임플란트 중 어떤 인공치아를 쓸 지 결정해야 한다. 치아 및 치조골의 상태와 위치, 그리고 무엇보다 비용을 고려해야 하므로 미용 수술처럼 의사 혼자 결정하기보다는 의사의 자세한 설명을 토대로 환자가 자기 상황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보통이다.
브릿지|치아가 없는 부분 양쪽 치아를 갈아 인공치관을 씌우고 인공치아를 연결하는 브릿지는 치료기간이 2주 정도로 짧고 값이 싸다. 그러나 옆에 있는 정상 치아를 손상해야 하며, 평균 수명도 7~8년 정도로 짧은 것이 단점이다. 치아와 브릿지를 붙여주는 접착제 수명이 다해서 떨어지면 그 틈으로 음식물이 들어가 2차 충치가 발생할 수도 있다.
틀니|틀니는 가격이 싸고 브릿지처럼 건강한 치아를 손상시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장점이지만 잇몸을 덮기 때문에 잇몸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용상 문제가 있으며, 뺏다 꼈다 하는 번거로움도 큰 단점이다.
임플란트|임플란트는 씹는 힘이 틀니의 4배, 브릿지의 1.6배 정도로 좋으며, 겉으로 표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다. 치과 의원에서 국산 임플란트 한 개를 심는데 보통 200만~250만원, 수입산은 이보다 50만원 정도 더 비싸다. 대학병원에선 한 개를 심는 데 500만원까지 한다.
앞니 빠졌거나 윗니 2개 이하일 땐
'브릿지'나 '틀니'로 하는 것이 좋아
3. 임플란트를 해야 할 때
가격이 비싼 임플란트가 모든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은 아니다. 그러나 음식을 깨무는 어금니가 빠졌거나, 잇몸 염증이 생겨 치조골이 계속 파괴되고 있을 때는 빨리 임플란트를 하는 것이 좋다. 또 치아가 빠지고 잇몸 뼈가 내려앉아서 얼굴이 합죽해지고 주걱턱이 될 때, 사고나 병으로 치아가 빠진 경우에도 임플란트를 하는 것이 좋다. 그 밖에 ▲틀니 착용 후 구토가 나거나 ▲틀니나 브릿지에 대한 불편 및 심리적 거부감이 있거나 ▲선천적으로 치아가 나지 않아 치아 수가 모자라거나 ▲잇몸이 틀니에 눌려 통증이 있을 때에도 임플란트를 하는 것이 좋다.
4. 임플란트를 하지 말아야 할 때
임플란트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도 있다. 혈압과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환자,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환자, 갑상선 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심한 흡연자, 골다공증 환자,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정밀검사 후 시술을 결정해야 한다.
임플란트가 들어설 잇몸 뼈가 아예 없거나 오그라들었을 때는 나사를 박으려고 해도 이를 견실히 받쳐줄 뼈가 없어 시술 자체가 불가능하다. 임플란트를 지탱할 잇몸 뼈가 조금 남아 있는 경우엔 인공 뼈를 이식한 뒤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지만, 인공 뼈를 심으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성공률도 낮아지므로 일반적으로 권하지는 않는다. 꼭 필요한 경우엔 자기 뼈나 인공 뼈를 이식한 후 골유도재생술을 시행해서 잇몸 뼈의 양을 증대시켜야 한다. 자기 뼈 이식은 아래턱 어금니 뒷부분 뼈를 가장 많이 쓰지만 시술이 번거롭고 어려워 인공 뼈를 쓸 때가 많다.
차라리 브릿지나 틀니를 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앞니가 빠진 경우엔 잇몸뼈도 같이 소실되는 경우가 많아 임플란트를 하면 배열이 고르지 않거나 치아 색이 자연스럽지 못할 수 있어 틀니나 브릿지를 하는 경우가 많다. 윗니가 2개 이하로 남은 사람도 임플란트보다 틀니가 좋다. 이 경우 임플란트를 심기 힘들고 지탱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아예 틀니를 하든지, 임플란트를 몇 개 심고 그 사이는 틀니를 하는 ‘임플란트 틀니’를 하는 것이 낫다.
5. 어떻게 시술하나?
임플란트 시술은 치아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임플란트 시술 전 X선 검사를 통해 충치나 신경·치주질환 치료를 먼저 받아야 한다. 치료가 끝나면 이를 빼고 잇몸 뼈가 아물 때까지 2~6개월 기다렸다 나사로 고정기둥을 박는 1차 수술을 받는다. 고정기둥이 안정될 때까지 평균 4주 정도 기다렸다 인공치아와 고정기둥을 잇는 중간기둥(어버트먼트)을 얹히는 2차 수술을 하며, 2차 수술 뒤 다시 평균 4주 기다렸다 인공치아의 본을 떠서 중간기둥에 최종 장착하게 된다. 따라서 발치를 한 뒤 임플란트를 끝내기 까진 6~12개월 정도 걸린다.
그러나 치주염이 아주 심하거나 이를 뺀 지 오래돼 잇몸뼈가 많이 부족한 사람은 이보다 2~3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사람은 잇몸 뼈를 이식해야 하므로 치료기간이 최소 1년에서 많게는 3년까지 걸린다.
잇몸 상태 좋아야 원데이 임플란트 가능
6. 원데이 임플란트?
하루에 치료와 수술이 다 끝난다는 ‘원데이(one-day) 임플란트’는 빠진 앞니를 해 넣거나, 사고로 이가 부러졌을 경우 시술 가능하다.
그러나 잇몸뼈가 부족한 경우나 큰 힘을 받는 어금니인 경우엔 시술이 불가능하다. 원데이 임플란트를 할 때는 인공 치근과 치아를 하나로 연결한 ‘일체형 임플란트’가 주로 사용되는데, 시술이 간단하고 잇몸도 잘 아물지만 잇몸 상태가 좋아야 하고 발치한 자리의 각도가 똑바로여야 하는 등 제한이 많다.
무통, 무혈, 무마취 임플란트란 잇몸을 절개할 때 ‘물방울 레이저’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칼 대신 물방울로 잇몸에 작은 구멍을 뚫는 이 방법은 통증과 출혈을 줄이는데 효과적이지만, 기존의 드릴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격도 비싸다. 마취가 위험한 환자에게는 좋은 방법이지만, 레이저 시술 도중에도 통증은 불가피하므로 대부분의 치과에서는 마취 후 시술을 권장한다.
7. 왜 그리 비싼가?
국회 보건복지위 안명옥 의원이 서울시 소재 치과의 임플란트 치료비를 조사했더니 개당 최고 400만원, 최저 120만원으로 280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대학병원에선 개당 500만원 선이다. 티타늄으로 만든 국산 임플란트의 개당 재료가격(개발비 등 제외)과 부수 재료를 합하면 50만~60만원 선(수입산은 70만~80만원). 임플란트 한 개를 심는데 300만원이라면 20% 정도만 재료 비용이며 인공치아 제작 비용, 수술 소모품 비용, 평균 5~6회에 걸친 진단·검사비용, 의사의 시술비용 등이 나머지 80% 정도를 차지한다.
치과의사들은 정밀 시술이 많은데다 고가 장비에 대한 감가상각비, 6개월 이상 환자를 지속 관리하는 비용이 포함돼 있으며, 시술 후 사후관리까지 하기 때문에 이런 비용이 산출된다고 말한다.
/ 글=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 도움말=이용무 서울대 치대 교수, 이근우 연세대 치대 교수, 우이형 경희대 치대 교수, 김종우 강남예치과 원장, 김현태 석플란트치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