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어린아이, 껌 삼키면 복통 유발
입력 2007/10/30 16:35
껌을 씹다가 얼떨결에 삼키는 사람들이 있다. 어린이들은 일부러 껌을 먹기도 한다. 껌은 대부분 위와 장에서 분해돼 배출되지만, 며칠 혹은 몇 주, 심지어 몇 년 동안 장(腸) 속에 머물면서 복통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삼킨 껌이 장 속에서 덩어리를 형성하기도 한다.
뉴욕타임즈 인터넷 판에 따르면 오랫동안 복통이나 변비 등을 호소했던 어린이들의 장 내에서 껌이 다른 물질과 뭉친 작은 덩어리를 발견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지난 1998년 미국 소아과학회지(Pediatrics)에도 하루에 5~7번 껌을 삼킨 4살짜리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심한 복통을 일으켰다는 사례가 실린 적이 있다.
껌을 삼키면 식도를 거쳐 위에서 위산에 의해 고무 성분을 제외한 대부분이 분해되고 나머지는 장에서 분해돼 대변으로 배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소화기능이 약한 4살 이하의 어린이들은 껌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고 장 내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껌을 많이 삼킨 어린이의 직장(直腸)에서 껌 덩어리를 제거했다는 국내 보고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어린이들은 장 운동이 약해 제대로 분해되지 않은 껌이 장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어른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껌을 삼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동호 교수는 “위나 장 절제술을 받거나 궤양성 장염이 있는 사람들은 장이 협착돼 껌이 장에 들러붙을 가능성이 있으며 자율신경 장애가 있는 당뇨병 환자들도 장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 삼킨 머리카락이 어린이 복통을 일으킨 사례도 있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는 “복통을 일으켜 병원을 찾은 어린이의 십이지장에서 머리카락이 뭉친 덩어리를 발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