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美·日판매 1위 코큐텐…비타민C 능가할까
입력 2007/10/30 16:34
피부노화 방지·운동능력 향상 효과
임산부는 복용 피하는 것이 좋아
미국, 일본 등지에서 영양보조제 판매 1위(매출액기준)를 기록하고 있는 ‘코엔자임 Q10(코큐텐)’의 한국 공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국내서 코큐텐은 그 동안 의약품으로 10~30㎎ 용량만 허용됐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4월 이를 기능성식품 원료로 인정해 90~100㎎ 고용량의 사용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는 영양제는 물론이고 화장품, 드링크, 치약 등 코큐텐을 이용한 제품들이 앞다퉈 선을 보이고 있다.
‘비타민C를 능가하는 차세대 생명 물질’‘최고의 항산화제’로 불리는 코큐텐은 미국 약 3조원, 일본 약 4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003년, 대웅제약은 일본 니신사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코큐텐 합성원료 생산에 성공했으며,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에 약 35억의 영양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 외에도 한국알리코팜 ‘생큐 알리코큐텐’, 한미약품 ‘코큐텐 50㎎’, LG생명과학 ‘세노큐’등 10여 개의 제품이 출시돼 있다.
코큐텐이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음식을 먹으면 소화되어 에너지 ATP를 만드는 곳)에 존재하면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증진시켜 신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원활하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돕는 체내 성분이다. 체중 60㎏의 남성은 약 700㎎을 갖고 있지만 80세가 되면 20세 때 양의 약 40%로 줄어든다. 음식으로도 보충할 수 있지만 코큐텐 60㎎을 섭취하려면 쇠고기 2㎏, 브로콜리 7㎏, 정어리 12마리나 먹어야 한다.
경희대 약대 정세영 교수는 “코큐텐은 심장, 신장, 간, 잇몸, 췌장, 뇌 등 모든 장기 속에 있는데 특히 운동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심장 근육에 많다. 노화, 질병, 스트레스 때문에 코큐텐 양이 감소하는데 하루 100㎎ 이상을 보충하면 노화나 활력감소에 대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효능과 부작용은?
코큐텐은 인체 내에서 합성되는 일종의 지용성 항산화제다. 기존 비타민이 항산화 기능만 갖고 있다면 코큐텐은 ‘항산화제 + 에너지 생산’의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비타민C나 E 등을 능가하는 ‘차세대 영양제’라고 말하는 영양학자들이 많다. 또 코큐텐과 비타민E를 함께 복용하면 원래 짧은 비타민E의 효과 지속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그 밖에도 코큐텐은 파킨슨병 예방, 피부노화 방지, 운동능력 향상, 잇몸질환 치료, 다이어트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코큐텐은 다른 약물과 함께 복용했을 때 그 약의 부작용을 예방하거나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복용하면 체내에서 코큐텐 생성이 억제되므로 미국과 캐나다에선 콜레스테롤 약을 코큐텐과 함께 복용하라고 권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체내 물질이어서 특별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파킨슨병 예방을 위한 임상시험으로 16개월간 80명에게 1000㎎이상 고함량 코큐텐을 복용시켰지만 가벼운 오심과 구토 외에 특별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고, 파킨슨병 예방 효과만 나타났다.
정말 ‘현대판 불로초’?
영동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덕철 교수는 “코큐텐을 100㎎ 이상 섭취했을 때 심혈관 질환, 신부전증, 동맥경화, 당뇨, 퇴행성 질환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많다. 그러나 질병이 없는 정상인이나 체내에 코큐텐이 충분한 사람이 코큐텐을 보충해도 효과가 있는지는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는 “비타민C처럼 명확한 효과에 대해서도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또 외부에서 코큐텐을 보충했을 때 그것이 필요한 장기에 얼마나 들어갈 수 있는지도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정세영 교수는 “특별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임신과 수유기간의 안전성은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임산부는 코큐텐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