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 저장과 숙성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에틸카바메이트’는 위장과 피부를 통해 쉽고 빠르게 흡수되는데 보통 6시간 안에 90%는 이산화탄소 형태로 자연 제거된다. 나머지 부분도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계속 쌓이다 보면 발암 독성을 지닌 채 미량이 몸에 남는다.
이 물질은 주류에 특히 많으며, 간장과 된장 등 한국의 전통 식품에도 들어 있다. 식약청이 조사한 ‘한국인 100대 다소비식품의 에틸카바메이트 함량’에 따르면 1L 기준으로 왜간장 19.4ppb, 재래간장 16.7ppb, 된장 1.1ppb, 고추장 0.6ppb, 배추김치 1.4ppb, 총각김치 0.7ppb가 들어 있었다. 그러나 왜간장 등의 하루 섭취량은 4.1~6.4g에 불과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주류 중에선 과실주의 일종인 ‘리큐르(증류주에 과일 등을 담가 만든 술)’가 194.1ppb로 가장 높았다. 와인 109.4ppb, 청주100.4ppb, 보드카 21.4ppb, 꼬냑 20.9 ppb, 수입맥주 8.1ppb 순이었다. 이 술들은 간장 등에 비해 1회 섭취량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에틸카바메이트’는 저장기간이 길고 숙성온도가 높을수록 함량이 증가한다. 이번에 논란이 된 수입 와인도 유럽 등지에서 한국으로 저장·운송되는 과정에서 고온에 노출됐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실제로 대륙 내에서 짧은 기간에 육로 운송되는 유럽지역에선 와인 속 에틸카바메이트 농도는 매우 낮아 EC에선 규제 기준도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유럽 와인을 수입하는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는 기준이 있다.
한편 배추김치는 숙성기간이 길고, 염도가 낮으며, 젓갈을 첨가할수록 에틸카바메이트 농도가 높아진다. 재래 간장은 염도가 낮고, 제조과정에서 빛을 쪼이지 않았을 때 더 많은 양이 발생했다. 따라서 간장을 담글 때 수시로 빛을 쬐어주면 발암물질 양을 줄일 수 있다.
발암물질
쥐와 같은 실험동물에 투여하거나, 인간이 섭취 할 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현재 932종을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그룹 1(인체발암물질)'은 사람에 대한 충분한 발암성 증거가 있는 물질로 석면, 벤조피렌 등 102종이다. '그룹2'는 '그룹 2A'와 '그룹 2B'로 나뉜다. '그룹 2A'는 동물실험에서는 충분한 증거가 있지만, 인체에 대한 발암성 증거는 조금 있는 '인체 발암추정 물질' 68종, '그룹 2B'는 인체와 동물실험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인체 발암가능물질’245종이 있다.
'그룹 3'은 인체와 동물실험 모두 증거가 미약한 물질 516종이며, '그룹 4'는 인간에게 암을 일으킬 개연성이 없는 안전한 물질로 '카프로락(Caprolactam)' 1종이 포함됐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