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망막증, 녹내장과 함께 3대 실명원인으로 꼽히는 황반변성이 우리의 눈을 위협하고 있다. 후안부에 위치한 망막은 빛이나 사물을 느끼고 이를 뇌로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망막의 중심부로서 시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을 황반이라 부르는데 황반은 연령이 증가하면서 노화현상을 보이며 변성이 진행되기도 한다.
흔히 발병하고 치료 후 완치 가능한 백내장과 달리 완벽한 시력회복이 어렵고 특별한 예방법이 없어 생활습관과 조기발견이 중요한 것이 바로 황반변성.
특히 노년 황반변성이란 50세 이상 고 연령층에서 각종 위험인자들과 퇴행성 변화로 인해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기능이상을 초래하고 결국 중심 시력을 포함하여 심한 시력저하를 유발하는 질병이다.
이는 미국 등 서구에서는 65세 이상 인구에서 실명의 첫 번째 원인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약 140만 명의 노년 황반변성 환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약 8백만 명이 노년 황반변성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점점 노년 황반변성 환자수가 많아지고 있다. 대한안과학회 망막연구회에서 조사한 2000년부터 2006년까지의 결과를 보면 2000년의 환자수가 125명으로 시작해 2006년 925명에 이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전국 48개 대학병원에서 노년 황반변성 환자 1,1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1세에서 80세 사이에 가장 많이 분포됐다. 이는 노화가 진행되는 시기와 더불어 황반변성도 함께 진행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50대 발병율도 전체의 약 13.4%를 차지한다는 점. 주 5일 근무로 인한 야외활동 증가, 비만 인구 증가 등의 사회현상에 따라 비교적 이른 나이에서도 황반변성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남녀의 발병차이는 크게 차이가 있진 않지만 비교적 데이터가 풍부한 서양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난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남성의 발병률이 더 높다고 보고되었다. 이는 일본의 예도 비슷하며, 이러한 현상은 유전적인 요인일 수도 있지만 서양에 비해 동양의 남성이 습관적인 흡연 비율이 더 높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강한데, 아직 이에 대해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노년 황반변성의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흔들려 보이거나 굽어져 보이고 가까운 물체가 비틀어져 보인다. 즉 부엌이나 욕실의 타일, 테니스장의 선, 자동차 등이 선이 굽어져 보이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초기 증상이 지나면 곧 시력이 저하되고 단어를 읽을 때 글자의 공백이 보이거나 그림을 볼 때 어느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지 않게 된다.
이러한 노년 황반변성의 종류는 다시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건성은 황반세포의 점진적 파괴로 중심시력이 점차적으로 뿌옇게 변하는데 습성에 비하여 시력저하 현상이나 중심시야의 결손은 두드러지지 않고 천천히 진행되며 습성보다 흔하다. 반면 습성은 비정상적인 맥락막 신생혈관의 발생에 의해 출혈이 생기거나 각종 삼출물 등이 고이게 되어 급작스러운 시력 감소를 가져온다. 특히 이러한 신생혈관은 계속 성장하며 심한 흉터를 황반부에 남기게 되어 영구적 시력 소실을 유발하기 때문에 건성형 보다 발병확률은 적지만 심한 시력 감소는 대부분 습성에서 비롯되므로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럼 어떻게 대비하고 검사해야 할까? 무엇보다 노년 황반변성의 초기에는 주관적인 증상이 거의 없고 시력장애가 시작되면 이전의 시력을 회복할 수 없어 병에 대한 이해와 정기적 안과검사를 통하여 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집안에 암슬러격자를 놓고 매일 자가 검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다양한 치료 방법들이 개발되었으며 과거에 비해 그 효과가 우수하여 많은 경우에서 실명을 막아주고 어느 정도의 시력개선도 가능하게 되었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치료법으로는 광역학치료 및 항혈관내피세포인자에 대한 항체 안구내주사 요법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레이저광응고술, 스테로이드 안구내 주사 등이 있다. 이 중 광역학치료와 항혈관내피세포인자 항체 안구내주사 요법 등은 비교적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으나 비용이 비싸고 주기적인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노년 황반변성의 경우에는 예방과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 중 하나이다.
노년 황반변성 환자의 수가 늘어나고 노인 인구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에 비추어 볼 때 2030년에는 1982만 명, 약 40.8%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됨으로 이 질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년 황반변성의 뚜렷한 예방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아 일상 생활에서부터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이 느끼지 못하는 자외선은 눈에서 대부분 수정체가 흡수한다. 하지만 수정체가 모든 자외선을 충분히 흡수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망막에 손상을 입게 된다. 자외선으로부터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 보호를 위해서라도 외출 시에는 모자를 쓰거나 선글라스를 착용하여 직접적인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금연을 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지난 10년 동안 호주인들에 대해 흡연자의 발병률을 연구한 결과 노년 황반변성의 경우 4배 정도 발병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체중일 경우 상대적으로 노년 황반변성에 걸릴 위험이 약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흡연 습관을 버리고 체중조절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예방법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한쪽 눈에 이미 황반변성이 있는 등 고위험 환자에게서는 항산화제를 포함한 비타민제제가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외에 녹황색 채소나 등푸른 생선을 꾸준히 섭취하면 노년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건강한 생활습관과 정기검진, 병에 대해 충분한 이해로 노년 황반변성을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