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Grooming)’ 열풍이 불고 있다.

그루밍은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시켜주는 데서 유래한 말로, 여성의 뷰티(Beauty)에 해당하는 남성 미용용어. 최근 외모와 피부 관리에 적극적인 남성이 급증하는 추세를 반영한 말이다.

덩달아 이들을 위한 화장품이나 피부클리닉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남성 피부는 여성보다 결점이 많아 더 세심하게 신경 쓰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성들이 피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적지 않다.

첫째, 남성은 여성에 비해 피부가 두껍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은 피부 진피층의 주된 구성 성분인 콜라겐(Collagen) 합성을 감소시킨다. 반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은 콜라겐 합성을 촉진한다. 콜라겐 함량이 높아지기 때문에 피부가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

둘째, 남성의 70%가 지성피부에 해당할 만큼 남성 피부는 여성보다 더 기름지고 번들거린다. 여성 호르몬은 피지선의 크기와 피지 분비량을 줄이지만 남성 호르몬은 피지선을 발달시켜 피지 분비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여성보다 2배나 많다. 이로 인해 피부가 번들거리고 모공도 커진다. 미생물도 증가해 여드름이나 염증 같은 피부 트러블도 일어난다. 

셋째, 남성 피부는 건조하다. 남성은 피지 분비가 많은데 비해 수분이 부족하다. 수분 함량이 여성 피부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유·수분의 균형이 맞지 않아 여성 피부보다 더 거칠어지는 것이다.

넷째, 남성의 피부 노화는 빠르게 진행된다. 남성의 경우 잔주름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주름이 생기면 깊고 굵은 주름으로 발전한다. 더구나 없어지지도 않는다. 불규칙한 생활 습관이나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은 남성들의 피부를 더욱 지치게 만들어 노화를 재촉한다. 40세 이후에는 피부 탄력도 급격히 떨어진다.

다섯째, 남성은 면도 때문에 피부가 상처받기 십상이다. 면도는 수염뿐 아니라 피부의 가장 바깥쪽 각질층 일부까지 깎아내기 때문에 피부가 쉽게 건조해진다. 심할 경우 면도 부위에 각질이 일어나는 등 트러블이 생기기도 한다.

여섯째, 남성 피부는 여성보다 톤이 어둡다.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Androgen)과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모두 멜라닌 합성을 촉진하고 혈류 흐름을 강하게 한다. 그러나 피부에 미치는 영향은 안드로겐이 에스트로겐보다 더 크다. 또한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쓰지 않을뿐더러 화장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의 유해 환경에도 버젓이 노출된다. 이 때문에 남성 피부색이 여성에 비해 짙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루밍족, 피부관리법

▲충분한 수분 유지=남성 피부는 기름기가 많고 번들거린다. 이 때문에 건조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남성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피부가 건조하다. 면도로 인한 각질층 손상, 무방비 상태에서의 태양광선 노출, 흡연, 음주 등이 원인이다. 피부 유형에 맞는 적절한 제품을 선택해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고 유지해야 한다.

▲피부 관리 최대 관건 ‘청결’=남성 피부 관리의 최대 관건은 청결 유지다. 남성은 피지 분비가 많다. 남성 호르몬이 피지 분비를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피부 표면이 쉽게 더러워진다. 넓어진 모공 안에 피지를 비롯해 노폐물이나 오염물질이 쌓여 겉보기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피부 트러블까지 생길 수 있다. 아침저녁으로 깨끗하게 씻어 청결을 유지해주는 게 상책이다.  단 얼굴을 씻을 때 주의할 게 있다. 비누나 폼 클렌저 같은 세안 제품으로 얼굴을 부드럽게 씻은 후 찬물로 헹궈야 한다. 피지가 많은 경우에는 세안 전 클렌징 워터를 사용하는 게 좋다. 여러 번 비누세수를 하거나 문지르는 것은 피부를 해치기 때문에 삼간다. 이런 세정과 함께 피지 컨트롤 제품을 사용해 피지 분비 밸런스를 유지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기름종이나 티슈 등을 사용해 분비된 피지를 제때 제거해 주는 것도 피부 관리에 도움이 된다.

▲면도 전 쉐이빙 폼, 면도 후 보습 제품 이용=면도는 남성의 피부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면도 전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피부 손상이 심해진다. 건조해지거나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다. 면도 전에는 쉐이빙 폼이나 쉐이빙 크림 같은 면도 보조 제품을 꼭 바르고, 면도 후에는 보습 제품을 꼼꼼하게 발라 피부를 진정시키고 보호해줘야 한다. 여드름성 피부에는 오일프리 제품을, 민감성 피부에는 순한 전용제품을 사용한다. 면도날 선택과 관리도 중요한다. 날 면도기는 면도날이 무디어질 정도로 장기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전기면도기는 정기적으로 안전망과 내측 면도날을 교체해줘야 한다.

▲외출 전 자외선 차단제 사용=남성은 여성보다 피부색이 검붉다. 나이가 들수록 더 짙어진다. 평소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무방비 상태로 태양 광선에 노출될 경우 멜라닌 합성이 활성화돼 피부가 더 검붉어지는 것이다. 외출 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면 밝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과음 후 수분유지, 흡연자는 비타민C 보충=알코올은 혈액을 팽창시킨다. 미세한 혈관 파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과음할 경우 얼굴과 몸에 가는 실핏줄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알코올은 세포조직 내에서 수분을 제거해 피부를 중성이나 지성으로 만든다. 피부가 더욱 거칠어지는 것이다. 과음 후에는 수분공급이 중요하다. 물이나 과일주스 등을 많이 섭취해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준다.
 흡연은 피부노화를 촉진한다. 니코틴은 피부의 모세혈관을 수축해 혈액순환을 감소시킨다. 혈액순환이 느려질수록 피부 혈관을 통과하는 혈액량이 줄어들어 피부가 누렇게 보이고 늙게 된다. 흡연자에게는 비타민C가 필수적인 영양소. 피부를 맑게 해주기 때문이다. 귤, 레몬, 딸기, 감 같은 과일을 먹으면 비타민C 보충에 도움이 된다.

/헬스조선 편집팀
/도움말=지미안피부과 김경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