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엔 통증 감각의 전달이 억제되기 때문에 두통이 없어지게 마련이지만 수면 중에 두통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두통클리닉을 방문한 288명의 환자 중 49명(17%)이 야간 수면 중 혹은 이른 아침에 두통을 호소했다. 이들 중 53%는 주로 수면무호흡, 불면증, 주기적 사지 움직임 등 수면 장애에서 비롯된 두통이었다. 특히 수면 무호흡 환자의 약 36~ 58%에서 두통이 동반됐다.

수면 무호흡 환자는 자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뇌파가 흥분 돼있고 뇌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아침에 깨자마자 두통을 호소한다. 주로 머리 전체나 앞 부분에 둔중한 통증을 느낀다.

수면 사이클이 깨져서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수면은 얕은 수면에서 깊은 수면으로 단계를 거치면서 진행되는데 수면단계가 교란되거나 수면의 20~25%를 차지하는 렘수면과 나머지 비렘수면의 비율이 일정하지 않으면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는 “수면사이클이 깨져 있는 사람은 교감신경 항진 되어 있어 수면 중에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고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 혈관이 수축되고 몸이 긴장, 경직돼 두통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교수는 “이들은 수면 중 각성 상태가 계속되어 깊은 잠을 못 자고 꿈을 자주 꾸기 때문에 두통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상당수는 불면증이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수면 중 두통에 카페인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상암 교수는 “자기 전에 카페인은 수면을 방해하고 300㎎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그 자체만으로 금단현상을 초래해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며 "카페인 함량이 높은 약을 자기 전에 복용해도 두 세시간 후 카페인 혈중 농도가 가장 높아져 두통으로 잠이 깰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50세 이상 노인 연령에서 수면 중 두통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수면성두통(Hypnicheadache)’라고 한다.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에 주기적으로 잠이 깨고 동시에 두통이 나타나기 때문에 ‘Alarm Clock Headache’라고도 불린다.

전문가들은 두통 환자 중 5% 미만이 수면성두통을 앓고 있고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리 몸의 수면-각성주기가 깨져 나타난다고 추정한다.수면과 각성을 관장하는 생체시계가 손상돼 수면 중 통증을 경감시키는 세론토닌의 양은 급감, 두통을 유발시키거나 촉진시킨다. 또 환자들은 대부분 수면성 두통이 오기 전에 다른 종류의 두통으로 고생을 한 경우가 많다.

정기영 교수는 “수면성두통 치료제로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는 리튬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멜라토닌을 이용해 수면 주기를 조절하기도 한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은 리튬 부작용이 있으므로 전문가와 충분한 상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수면성 두통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데 두통이 완전히 내려 앉은 뒤 잠을 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