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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관절-경희대의료원 인공관절센터
입력 2007/09/11 11:14
경희의료원은 국내에서 최초로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한 ‘원조’다. 1975년 국내 최초로 인공엉덩이관절 수술을 시행했으며, 1976년엔 동양 최초로 인공무릎관절 수술을 시행했다. 지금껏 1만 건이 넘는 인공관절수술을 시술했으며, 이 중 20% 이상은 다른 병원에서 수술하다 합병증이 생겨서 온 환자들이다.
경희의료원 인공관절센터에는 ‘고수(高手)’들이 즐비하다. 유명철, 조윤제, 배대경, 이용걸 교수 등은 각각 엉덩이, 무릎, 팔 어깨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서 ‘세계적 고수’로 통한다. 센터에선 간호사들까지 ‘고수’로 육성하기 위해 세 부문 수술 방의 ‘방장 간호사’들을 매년 한두 번 외국학회에 참가시키기도 한다.
유명철 교수는 77년 인공관절연구소를 설립해 지금까지 인공관절에 관한 3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86년엔 관절염 및 인공관절 재단을 만들어 전국에서 3만 여명을 무료 진료했다.
유 교수는 “엉덩이관절의 경우 70% 이상이 넓적 다리뼈(대퇴골)의 윗부분에 피가 통하지 않아 썩는 병 때문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다”면서 “이 병은 음주가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되므로 40대 이상의 남성 중 술꾼은 차려 자세 때 주먹이 닿는 곳이 쑤시고 아프면 곧바로 병원에 가 진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병에 걸려도 초기에는 엉덩이관절 부위에 전기자석 치료기를 착용케 하는 방법으로 고칠 수 있으며 조금 더 병이 진행된 경우 뼈의 썩은 부위를 잘라내고 생 뼈를 이식해서 고칠 수 있다. 두 방법 모두 유 교수가 개발해서 세계 각국으로 퍼뜨렸다.
최근에는 일부 환자에게 엉덩이 관절의 뼈를 그대로 둔 채 손상된 연골을 긁어낸 다음 특수 금속 컵을 넓적 다리뼈 윗부분에 모자 씌우듯 덮는 ‘표면치환술’을 도입해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중증 환자의 경우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
유 교수는 2006년 상반기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개원하는 ‘동서신의학병원’에 인공관절센터를 설립, 동대문구 회기동의 본원 센터와 경쟁 협력하도록 만들어 두 곳을 묶어 인공관절수술의 세계적 중심지로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조윤제 교수는 경희의료원 고관절 분야의 계보를 이을 차세대 주자다. 5년 전부터 생장골 이식술을 직접 고안, 도입해 무혈성 괴사에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외국에서 사용하는 골수줄기세포이식술을 우리나라에 도입하기도 했다.
배대경 교수는 전국 대학병원의 정형외과 교수들이 자신의 가족에게 관절 질환이 있을 때 수술을 부탁하고 싶고 최근 3년 동안 진료 및 연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의사를 추천하여 집계한 결과에서 첫 손가락으로 꼽은 슬(무릎)관절 수술의 권위자다.
그에게는 ‘대충대충’이라는 말이 없다. 2∼5시간 동안 수술할 때 절개하고 꿰매고 마무리하는 것을 혼자 다 처리한다. 제자가 환자에게 말 한마디를 실언해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다른 의사들은 대부분 한 치료법에 정통한 반면 배 교수는 모든 치료법을 꿰 차고 있는 것도 ‘하나라도 대충대충 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관계 깊다는 것이 주위 사람의 설명이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배 교수는 국내외에 슬관절에 관한 25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최근에는 슬관절의 인공관절 수술에서 주된 이슈로 등장한 컴퓨터 네비게이션을 이용한 수술, 최소 침습적 수술 및 더 많은 굴곡이 가능하게 한 인공 관절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관절염 환자는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요법, 운동요법 등 보존적 치료를 받는다. 이런 치료를 6개월 이상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으면 관절 주위에 구멍 2, 3개를 내고 내시경을 집어넣어 손상된 연골판을 다듬거나 꿰매 잇는 ‘관절경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또 관절경을 이용해 뼈에 20∼30개의 작은 구멍을 내는 ‘미세천공술’로 마모된 연골을 재생시키는 방법을 쓸 수도 있다. 다리가 안짱다리처럼 휘었다면 다리뼈를 잘라 교정하는 ‘절골술’로 하지의 축을 교정할 수 있다. 증세가 아주 심하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인공관절 수술도 100% 관절을 회복시키지는 못하지만 의술과 기구의 발전으로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는 좋은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우리나라 사람은 아파도 참기만 하다가 악화시키는데 조기에 치료 받을수록 효과가 좋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뼈 주사가 만능의 치료법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뼈 주사는 스테로이드 성분을 통증 부위에 넣는 것으로 장기적으로 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용걸 교수는 우리나라 어깨관절분야에서 최고, 최다의 수식어를 자랑하지만 새로 온 환자는 최소 20분 이상 진료하는 꼼꼼함이 있다. 운동선수가 다쳐서 새로 오면 1시간 이상 진료하기도 한다. 예약된 환자가 오지 않으면 꼭 전화를 걸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다.
어깨는 인체에서 가장 운동 범위가 넓은 관절인데 ‘오십견’은 관절을 싸고 있으면서 ‘윤활유’를 배출하는 관절낭이 찌그러 들어 팔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서 아픈 것. 오십견은 운동요법으로 고치는데 6주 정도면 괜찮아지며 1년 안에 대부분 낫는다. 단 중증일 경우 관절경 수술을 받는다. 이 교수는 “오십견일 때 어깨를 좁게 돌리는 운동은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약간 아프더라도 운동 범위가 큰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평소 어깨를 강화하는 운동을 수시로 해야 어깨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컴퓨터 작업 중 틈틈이 팔을 위로 쭉 뻗어 올리거나 한쪽 팔로 다른 팔을 잡고 끌어당기는 운동 등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또 아령 등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도 필요한데 어깨 높이까지만 팔을 올려야 하며 더 이상 올리면 통증 유발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어깨가 아프면 보통 오십견으로 지레짐작하는데 목통증인 경우가 많다”면서 “목덜미에서 어깨까지가 아프면 목, 팔과 어깨가 맞닿는 곳이 아프면 어깨의 이상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깨의 이상도 관절에서 윤활유를 배출하는 관절낭, 물렁뼈, 인대, 힘줄 중 어느 곳이 고장났는지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므로 자가진단보다는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헬스조선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