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에도 인기 품목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발기부전 치료제와 살 빼는 약. 신약 발기부전 약의 경우 임상시험 공고가 붙기 전부터 제약사에 문의전화가 줄을 잇는다고 한다. “돈 안 줘도 좋으니 약만 공짜로 달라”는 사람들까지 있다. 살 빼는 약은 여성들에게 인기. 평소에는 주사도 싫어하던 사람들이 체중감량을 위해 기꺼이 피를 뽑는다고 한다.

○…1박2일 임상시험을 하면 피험자들은 병원 입원실을 이용하게 된다. 그러나 3~4년 전만 하더라도 병실이 모자라 인근 여관·모텔 등에 재웠다고 한다. 해방감에 임상시험 중 절대 금기시하는 술과 담배를 몰래 접하다가 자격 미달로 쫓겨나는 사람들도 있었다. 시험이 끝나면 받게 되는 돈을 걸고 화투를 하는 사람도 많았다. 최근에는 병실에서 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한 보안을 지키고 있다.

○…돈도 벌고 건강검진도 무료로 받는다는 생각에 병원을 옮겨 다니면서 한 달에 몇 건씩 참가하는 학생들도 있다. 때로는 얼굴이 닮은 친구 주민등록증을 가져와 신청서를 내기도 한다. 작정하고 속이는 학생을 찾아내기가 여간 힘들 일이 아니다. 병원 별로는 검색이 되지만 임상 피험자를 한 번에 알 수 있는 전국 데이터베이스가 없기 때문이다. 3개월에 한 번만 하도록 된 피험자 규정을 어기면 병원들은 꼼짝없이 행정처분을 받는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