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보다 100만원 이상 올라
웃거나 기침을 할 때 소변이 새는 요실금으로 2년 넘게 고생해온 김모(52·주부)씨는 최근 수술을 받으려고 병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70만원 내고 수술 받았더니 너무 좋다”는 친구 말을 듣고 수술을 결심했으나, 병원에서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수술비가 180만원”이라고 했다. “불과 몇 달 만에 수술비가 100만원 이상 오른 이유가 뭐냐”는 김씨의 질문에 병원은 “올해 3월부터 규정이 바뀌어 심한 요실금이 아니면 보험 적용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예상을 훨씬 초과한 병원비 부담 때문에 수술을 포기했지만 하루하루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요실금은 50대 이상 여성의 45%가 겪을 만큼 흔하다. 그런데 요실금 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상당수 여성들이 수술을 포기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월별 요실금 수술 심사결정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 6299건, 2월 8227건이었던 요실금 수술이 3월 4338건, 4월 2901건으로 급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올해 초 “요 누출 압력이 120㎝H20 미만인 경우에만 보험혜택을 인정한다”고 공고했다. 120㎝H20이란 손으로 배를 눌렀을 때 소변이 새어 나오는 수준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요실금 수술이 크게 늘면서 환자 건강에 나쁜 영향을 초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 낭비도 우려돼 규정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요실금 수술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종전 60만~80만원에서 160만~180만원으로 100만원 이상 늘었다. 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종전 기준으로라면 수술을 받았던 요실금 환자 3명 중 1명꼴로 수술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요 누출 압력 기준을 120㎝H20으로 일률적으로 못 박은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사회 활동이 많은 직장여성은 그 이상이라도 수술을 해야 하지만, 활동이 적은 가정주부는 그 이하라도 물리치료나 운동요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후 요실금이 재발한 경우 재수술을 하려고 해도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것도 문제라고 의사들은 말한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규성 교수는 “요실금 수술을 남발해서도 안되지만 수술이 꼭 필요한 상태인데도 애매한 규정 때문에 수술을 못 받는 현상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