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를 부드럽게 마시기 위해 우유를 넣는 경우가 있지만 이럴 경우 심혈관계를 보호하는 홍차의 장점이 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훔볼트대학 샤리테병원 심장병학·분자죽상동맥경화증 베레나 스탕글(Verena Stangl) 교수는 European Heart Journal(2007; 28: 219-223)에 우유를 넣지 않는 홍차를 마신 피검자는 동맥의 이완·확장 능력이 유의하게 개선됐지만 우유를 넣자 효과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밝혔다.
동맥 이완효과 없어져
래트의 대동맥륜과 내피세포를 이용한 검증 시험에서도 홍차는 혈관 확장성을 가진 일산화질소(NO)를 생산하여 대동맥륜을 이완시키는 기능을 보였지만 우유를 추가하자 이러한 효과가 없어졌다.
스탕글 교수는 “실험이나 임상연구에서 홍차는 항산화, 항염증 및 혈관확장 작용을 갖고 있다는 광범위한 에비던스가 나타났으며 심혈관질환(CVD)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차는 전세계적으로 섭취량이 많아 그 효능은 공중위생상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우유가 홍차의 효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지금까지 검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폐경 후 건강한 여성 16명에게 홍차 단독 500mL, 10%의 스킴 밀크를 넣은 홍차, 대조군으로서 끓인 물을 같은 상황하에 3회씩 마시게 하고 섭취 전과 2시간 후에 상완동맥의 내피기능을 고해상 초음파를 이용해 1회 2분씩 15초 마다 측정했다.
원인은 3종류 카제인
홍차에 들어있는 플라보노이드인 카테킨에는 심혈관질환에 대한 보호작용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유 단백질인 카제인은 카테킨과 반응하여 그 농도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유에는 다양한 단백질이 들어있는데 스탕글 교수는 단백질을 하나씩 분석하여 카테킨류와 결합해 복합체를 생성시켜 그 유용성을 억제시키는 원인이 3종류의 카제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대표 연구자인 이 병원 분자생물학 마리오 로렌초(Mario Lorenz) 박사는 “홍차는 물을 마셨을 때보다 동맥의 이완·확장 능력이 유의하게 증가하여 혈류 증가에 잘 대응하지만 우유를 추가하면 이러한 생물학상의 효과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판명됐다.
이러한 지견을 기능모델에서 확인하기 위해 래트의 대동맥륜을 홍차 단독과 홍차에 우유 단백질을 추가하여 노출시킨 결과, 혈관확장 검사에서 동일한 결과가 얻어졌다”고 말했다.
스탕글 교수는 “차가 건강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차에는 암보호 작용도 있어 이번 지견은 이런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우유는 차의 생물학적 활성 성분을 바꿔 버리기 때문에 항암작용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차의 섭취와 항암작용의 관련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게 교수의 주장이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된 중요한 점으로는 영양성분을 연구할 때에는 되도록 교락인자를 배제시키는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와인, 올리브유 등 하나의 영양성분이나 음료 효과를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경우가 많지만, 관찰된 효과를 각각의 음식과 음료를 떨어트려서 생각하기 어렵다.
때로는 연구결과에 바이어스가 걸린다. 따라서 모든 데이터를 정확히 모아서 분석할 때는 교락인자로 생각되는 것도 포함시키는게 필요하다.
교수는 “연구팀은 현재 녹차와 홍차가 혈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카테킨 농도가 높은 녹차는 홍차에 비해 내피세포 기능에 효과적인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게다가 차의 성분은 항죽상동맥 작용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어 카테터를 이용한 혈관확장술 후의 재협착 등 만성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디칼트리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