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 배우 우첸롄(吳�蓮)이 주연을 맡은 ‘야반가성’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1930년대를 무대로 한 오페라 가수와 연인의 사랑이 우여곡절 끝에 비극적 종말을 맞는다는 내용이지요.

영화에서 우첸롄은 아버지의 명령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첫날 밤에 처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쫓겨납니다. 영화에서는 첫날 밤을 치른 뒤 우첸롄의 남편이 피가 묻지 않은 이불보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표현됐습니다.

이 영화에서처럼 ‘처녀막(Hymen)’이라는 단어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묘한 상상을 유도합니다. 우선 어감 자체가 그렇고, 또 인식도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녀막은 처녀에게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자궁 입구에 있어서 첫 성 관계 때 막이 터져 혈흔이 보이고, 이것이 처녀였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아주 무지한 생각일 뿐입니다. 만약 자궁 입구에 처녀막이 있으면 10대 소녀들이 월경을 하기가 어렵고, 질 입구에 삽입하는 생리대도 쓸 수가 없겠지요.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삽입하는 생리대를 사용하면 “어찌 처녀가 이런 것을 쓰냐”고 꾸짖는 어른들도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생리대는 결혼을 했던 안 했던, 성경험이 있던 없던 생리를 하는 여성들은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처녀막은 질 입구를 막고 있는 ‘막’이 아니라, 질 입구 쪽 벽을 둘러싼 ‘근육’ 조직입니다. 일부 여성들은 선천적으로 처녀막 없이 태어나기도 하지요. 또 성 경험이 아니라도 자전거 타기나 승마, 격렬한 운동, 삽입식 생리대 등으로 파열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여러 번 성 경험을 해도 처녀막이 파열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처녀막을 기준으로 여성의 성 경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오해는 또 있죠. 여성들이 첫 성관계를 할 때 처녀막이 파열돼 고통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물론 고통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처녀막이 질 입구를 막고 있으며, 그 두께가 두꺼운 여성에게만 해당되겠지요. 성관계 때 처녀막이 파열돼도 전혀 고통을 느끼지 않는 여성들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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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실을 모른 채 많은 남성과 여성들은 여전히 처녀막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여성들은 처녀막 재생수술까지 받습니다.

처녀막에 대한 오해는 남성 중심의 문화권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처녀막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서로를 믿고 사랑하느냐가 아닐까 싶습니다.

 / 차동현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