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면서 금연과 더불어 가장 많은 결심을 하는 것이 다이어트다.

그러나 연말 잦은 술자리와 회식으로 불어온 몸을 순식간에 운동과 음식조절로 다잡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때문에 살을 빼기 위해 약물치료에만 의존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게 현실이고 약을 복용한 후 효과가 없다고 해서 음성적으로 약을 구해 과용함으로써 부작용에 크게 노출되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건강해지기 위해 살을 빼는 것인데 약물로 인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만약, 운동없이 약만 먹으면 건강 해쳐

비만 치료제 시장은 현재 한국애보트의 ’리덕틸’과 한국로슈의 ’제니칼’이 거의 양분하고 있다. 리덕틸은 몇년 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이 약만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얘기에 남성들이 비아그라를 음성적으로 구하는 것처럼 많은 여성들이 임의로 복용하는 사례가 있어왔다. 리덕틸은 대부분 3개월 단위로 처방을 해 효과가 있을 시 장기복용이 가능하다.

리덕틸은 식욕 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만치료시 식욕을 참지 못하는사람들에게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식욕억제 부분만을 강조하다 보면 약의 부작용 측면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학계에서는 약 자체적으로 혈압 상승이나 불면증, 구강 건조,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는 만큼 오남용시의 부작용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위험성이 클 수 있다.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식욕억제제의 경우 부작용이 적지 않아 혈압 상승이나 불면, 초조, 불안 등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용량대로 복용하지 않고 임의로 복용하다간 요요 현상을 쉽게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니칼은 체내에서 지방흡수를 억제시켜 체중을 감량시키는 효능을 보인다. 그러나 몇몇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사나 지방변 등의 부작용이 흔하고 서양인보다 지방 섭취를 상대적으로 적게 하는 우리나라사람에게는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한 외신에서 보도된 캐나다 앨버타 대학병원 마줌다 박사의 연구 결과에서도 제니칼은 위장관 부작용이 흔하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이 같은 부작용이 단기간 복용 시 발생하는 문제로 장기간 복용시 부작용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됐다. 따라서 비만 치료를 위해 약에 대한 전적인 의존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최민규 교수는 “운동하지 않고 약만 복용하면 근육량의 감소로 인해 체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건강해지려고 체중을 빼는 건데 오히려 무분별한 약물 복용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치료 효과 높이려고 부작용 많은 약 사용, 마약류 비만치료제 혈압상승, 발기부전 가져올 수도

최근 향정신성의약품 식욕억제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들도 문제다.

특히 이러한 약물들은 일부 비만클리닉들이 단기간에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복합처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식약청이 적극 지도 점검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반적으로 주석산펜디메트라진과 염산펜터민, 디에틸프로피온 등의 비만 치료제 성분은 장기간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약들로 많은 연구 결과 확인되고 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저널 등을 보면 리덕틸이나 제니칼 등은 복용 1년 뒤 5% 정도의 체중 감소 효과가 있지만 펜터민 제재 등의 경우 단기효과에 대한 입증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 장기간 쓰기에는 부작용이 많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 약들과 더불어 시중에 검증이 안된 약들이 많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 위 3가지 성분의 마약류 비만치료제는 혈압 상승 등의 심혈관계 부작용 뿐만 아니라 불안감이나 현기증, 불면증, 도취감, 두통 등의 중추신경계 부작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설사나 변비, 불쾌감,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있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펜디메트라진과 팬더민 성분 등의 식욕억제제로 대웅제약의 ’디에타민’, 대원제약의 ’펜키니’, 광동제약의 ’아디펙스정’, 대한뉴팜의 ’페스틴’, 조아제약의 ’엔슬림’, 휴온스의 ’펜디정, 휴터민정’, 드림파마의 ’푸링정’ 등이 있다.

◇소비자들 비만 치료제 위험성 인식해야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 클리닉을 찾거나 전문의료인이 처방해준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은 이들 약의 성분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이미 비만치료제 시장은 1000억원대에 육박하고 있고, 시장이 커질수록 약물 오남용도 심각해지고 있다. 일부 비만클리닉의 경우 빠른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이들 약물을 복합 처방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나타나 더욱 주의가 요망된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