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를 둔 이영아(32세, 가명)은 최근 학교에서 가정통신문을 통해 불소도포를 하라는 내용을 접했다. 보건소를 통해 시술을 받으면 매우 저렴하므로 이를 이용하라는 이야기다. 

보건소 치과라 해서 처음에는 다소 꺼렸던 이씨지만 유치관리는 물론, 칫솔질 교육까지 해주는 모습을 보며 보건소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시술비가 5000원 미만이라 가계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어 만족도는 더욱 높았다. 보건소 치과는 일반 치과와 달리 저렴한 시술을 받을 수 있지만 “실력이 떨어진다”, “좋지 않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등 확인할 수 없는 소문들로 인해 그간 외면당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보건소 치과가 치아를 관리하는 구강보건센터로 거듭나고 있어 일부 지역의 경우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 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치아관리가 가능 치아관리의 중요성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으나 비보험진료가 많은 치과의 특성상 방문을 꺼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보건소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치아우식증(충치)예방 및 관리를 받을 수 있다.  과거에는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들에게 보건소 치과는 기피대상이었다.  지금도 연속치료는 어려워 저소득층의 자녀들의 방문 횟수도 많지 않다고 한다. 특히 결손자녀들이나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 자녀들을 데리고 방문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저소득층이 많이 방문한다는 이미지도 이제는 크게 줄었다. 강남구 서초동에 위치한 보건소 담당자는 “중산층이 적지 않게 방문한다”며, “불소도포와 실란트를 통한 예방치료를 받는 이들이 많다”고 밝혔다.

불소도포는 불소겔을 치아 표면의 법랑질에 침투시키는 것으로 치아 관리에 서툰 아이들을 위한 시술로, 충치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또 실란트는 ‘치아 홈 메우기’라고 해서 어금니의 윗면에 있는 홈에 음식물이 끼기 쉬운데, 이곳에 아말감이나 합성레진을 부어 음식물이 낄 틈을 아예 막아 버리는 시술이다.

영구치가 나오기 시작할 대 하면 매우 효과적으로 치아우식증을 막을 수 있다.  치면세마도 보건소를 통해 시술받을 수 있는 효과적인 치아우식증 방지법이다. 이 시술은 구강 내에 오랫동안 남아 있게 되면 침 속의 칼슘 성분을 흡수, 단단한 치석으로 발전하는 치태나 프라그를 제거하는 시술이다. 이 시술들은 일반 치과에 가면 다소 비싼 편이나 보건소를 이용하면 매우 저렴해 중산층에서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담당자의 설명이다. 실제 예방치료 가격은 1100원에서 2940원 정도다.

◇ ‘예방이 전문’ 구강보건실 설치 늘어 최근에는 구강보건실이라고 해서 아예 구강보건 업무를 전담으로 하는 부서도 생기는 추세다.
구강보건실을 따로 운영하고 있는 대구 남구 보건소의 경우 예약자가 밀려 심하면 1달을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학교를 통한 구강보건 교육도 보건소 치과가 하는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특히 최근에는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충치 예방 효과가 있는 자일리틀 캔디의 보급도 활발하다. 

자일리틀 캔디는 임산부의 경우 보건소에서 무료로 제공해주며, 학교에서 보급되는 캔디는 충치예방연구회에서 일부를 부담, 60%의 가격으로 아이들에게 공급된다. 

대구 남구 보건소의 최순래 치과위생사에 따르면 구강보건실의 주요 업무는 치료가 아니라 치아관리 교육, 구강검사, 불소도포, 치주질환 관리, 노인 틀니 관리 등 교육과 예방 위주다. 

구강보건실은 전국에 현재 168개소가 있으며 매년 38개소씩 늘어가고 있다. 학교 내에 설치된 구강보건실도 현재 248개소가 있으며 매해 32개소가 늘어나고 있다.  또, 학교에도 설치가 진행되어 전국 129개 학교에 구강보건실이 있다. 현재 203개 초등학교와 38개 특수학교에 구강보건실이 설치돼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 장기 치료는 주변치과와 연계로 하지만 보건소 업무 중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치료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서초구 보건소는 장애인을 위한 치과 치료가 가능한 독특한 보건소다. 치료는 주변 치과에서 돌아가면서 무료로 봉사하고 있다.  대구 서구 보건소의 경우 아예 방문 진료를 하기도 한다. 경로당, 사회복지시설뿐 아니라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순회 교육을 하는 한편, 주변치과와 연계해 무료 의치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치료를 요하는 경우에는 일반 치과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증 치료는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저소득층임에도 일회성 치료만 보건소를 통해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노인들을 위한 의치 보급이나 장기 치료를 요하는 경우 주변치과와 연결되거나 무료 봉사하는 치과의사들이 적지 않아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 각 보건소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