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프탈레이트’ 성분이 환경호르몬 배출 의심물질로 꼽히면서 환경부가 어린이 장난감에 이어 병원에서 쓰는 PVC수액백 및 혈액백까지 사용을 제한할 방침이다.

하지만 피부에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화장품 PVC 포장용기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국민의 안전한 화장품 사용을 도모하기 위해 피부의 감수성을 높이는 과일산(AHA) 함유 제품에 대해 필요한 주의사항 정보를 표기토록 하고, 비타민C 함유 화장품 등 안전성 시험자료를 사용기간 만료 1년까지 보존토록 하는 등의 화장품 관련 정책 개편을 단행했다.

화장품 성분 내 광택제 성분인 프탈레이트가 환경호르몬으로써 문제가 제기된 이래 정부가 사용을 금했지만 딱딱한 플라스틱 PVC 포장용기를 유연하게 만드는 프탈레이트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것.

사용을 금해야 한다는 주장과 아직까지 용기의 유해성은 밝혀진 바 없다는 주장이 팽배한 가운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2년 전 유럽연합(EU)은 6종의 프탈레이트 성분 중 3종인 DEHP•DBP•BBP(이하 프탈레이트 성분) 가소제가 발암, 변이 또는 재생독성의 성질의 갖고 있는 물질임을 확인해 이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하고 있는 추세이다. 

일찍이 EU에서는 아이들이 장난감을 입으로 빨 때 침과 접촉하면서 이 물질들이 입 안으로 들어가 간•신장 및 고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간주해 프탈레이트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수입 또는 생산을 금지시켰다. 

가소제로 사용되는 프탈레이트 성분이 인간의 번식 능력에 손상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폐기 연소 시 다이옥신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도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성분 사용을 금하는 정책들이 마련되고 있다. 

최근 환경부는 PVC로 만들어진 의료용 수액백과 혈액백의 사용을 금하는 정책을 추진, 제조사로 하여금 수액의 대체용기를 간구하도록 했다.

환경부 유해물질팀 관계자는 “프탈레이트 성분을 함유해 제조수입 또는 사용을 금하거나 제한하는 품목으로  어린이 장난감을 금지한 데 이어 수액백과 혈액백을 추가 했다”고 밝혔다. 

여성환경연대 관계자는 “화장품 용기 내 프탈레이트 성분이 유해하다는 연구보고와 함께 무해하다는 연구 결과가 함께 발표되고 있지만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는 제품용기 제작에도 사용을 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가 사용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영세업체에서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밝혔다.   

국민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유해한 연구 결과만 있더라도 사용을 금해야 한다는 것.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현재 EU에서는 화장품 용기에 극소량은 안전하다고 인정했으며 관건은 극소량 안전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밝혀내는가에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용기로 발견된 프탈레이트 성분은 유럽이 안전성을 밝혔다는 것.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안전정책본부 오창현 사무관은 “화장품 성분의 사용금지 이후 화장품 용기 사용의 유해성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규제 대상으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 사무관은 “규제 품목으로 지정되면 불가피하게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신중한 연구와 조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3월부터 PVC수액백 제조 금지를 앞두고 제약업계는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외국에서도 PVC 수액백 사용을 금하는 경우는 없었으며 환경부가 여론에 밀려 너무 성급한 강구책을 낸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환경부의 성급한 결정을 꼬집었다.  

또한 수액백에 사용된 포탈레이트 성분이 유해하다는 임상 결과가 증명이 될 때까지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