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아이들도 걸릴 수 있는 질염, 방치하면 임신능력 저하
입력 2007/01/02 10:09
속옷에 질 분비물이 묻는 것은 여성의 경우 일반적이다.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질에서 떨어져 나오는 상피 세포와 세포 사이의 조직액이 밖으로 스며 나오는 삼출액 때문에 생기는데 주로 냄새가 없이 맑은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질 분비물이 유난히 많거나 색깔이 진하거나 악취가 난다면 질염을 의심할 수 있으며 냉, 대하, 소변 볼 때의 쓰라림, 화끈거림의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면 질염을 더욱 확신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질염이 예전에 비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많이 발견된다”며 “개방된 성문화와 몸을 꽉 조이는 옷차림 등을 대표적인 증가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다.
◇ 황색을 띤 악취 나는 분비물이 많이 나오며 몹시 가려우면 임질이나 트리코모나스 가능 냉이 황색의 악취가 나면서 분비물의 양이 많아지고 몹시 가려우면 임질이나 트리코모나스 등의 성병일 가능성이 많다.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박은경 교수는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트리코모나스 원충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현대인의 복잡한 생활환경, 성도덕의 문란, 경구피임약의 광범위한 사용으로 그 발생 빈도 및 재발률이 증가되고 있다”며 “병을 가지고 있는 여성과 성적 접촉이 한번 있는 경우 남성의 70%가 전염되고 병을 가진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전파는 더 높다”고 설명한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이선주 교수는 “질과 외음부에 심한 가려움을 동반하며 순두부 찌꺼기 같은 냉, 대하가 나올 때는 캔디다 질염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는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하고 냉은 월경과 월경 사이에 정상적으로 나올 수도 있으므로 진찰을 받아 확실한 구분을 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칸디다 질염은 주로 성교에 의해 전파되며 비만이나 임신, 항생제 복용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주로 화끈거림이나 외음부의 가려움증의 증상이 나타나고 냉의 형태가 두부를 으깬 모습처럼 나오기도 한다. 냉, 대하증과 함께 생선 비린내 같은 악취가 난다면 세균성 질염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세균성 질염은 골반염이 동반되어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검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임신 중에 세균성 질염을 앓게 된다면 양막에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이는 양막이 조기에 터지는 원인이 돼 조산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질염은 성인만 걸릴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박 교수는 “아동은 얇은 점막구조와 적은층의 상피층으로 이루어진 미성숙한 질 구조 때문에 쉽게 감염이 된다”며 “아동기의 임균성 외음질염은 감염된 성인, 다른 아이들과 접촉에 의해 전파되고 지속적으로 질 분비물이 나오게 된다”고 말한다.
문제는 질염을 오랜 기간 동안 방치할 경우 증상들이 계속 나타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궁경부암 등의 암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만성질환이 되면 임신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증상이 나타나면 되도록 빠른 시간 안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휴지 사용할 때에는 앞에서 뒤쪽으로 닦아야 한양대의료원 산부인과 황정혜 교수는 질염 예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한다.
- 외음부의 청결을 유지하고 가능한 한 건조하게 해야 한다.
- 자극성이 있는 비누나 세척제, 여성용 위생 분무기, 향기 나는 화장지, 향기 나는 삽입물 등을 피한다.
- 생리기간 내내 삽입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 피임용 기구를 깨끗하게 사용해야 한다.
- 꽉 죄는 바지, 면이 아닌 내의, 습기를 방축하지 못하는 의복 등을 피해야 한다.
- 대변 후 깨끗이 닦아야 하며, 휴지를 사용할 때에는 앞에서 뒤쪽으로 닦아야 한다.
/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