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심신수련? 잘못 배우면 오히려 몸 상한다
입력 2006/12/07 09:40
현대인들은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렇기에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심신을 함께 수련한다는 요가나 단전호흡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을 모두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요가나 단전호흡이 오히려 몸을 망치는 사례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 무리한 기수련으로 몸 이상 느껴 이태호(32세,가명)씨는 10년전 대학시절 우연히 단전호흡을 접하고 틈이날 때마다 단전호흡을 연습했다. 처음에는 그저 신기한 마음에 시작했지만 느긋하게 숨쉬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급한 성격이 개선되는 것을 느끼면서 점차 푹 빠져 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1년 정도 지나면서 나타났다.
무리하게 정신을 집중해 소위 ‘기’라는 것을 느끼려고 노력하다 보니 신체부위별로 한기를 느끼는 정도가 차이를 가지게 된 것. 이상이 생겼을 당시에는 ‘그냥 착각이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점차 정도가 심해지자 단전호흡을 그만두게 됐다.
이렇게 기수련을 잘못해서 몸을 상했다는 경험담은 단점호흡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서 드물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중 하나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의 한방·홧병 스트레스 클리닉 김종우 교수는 무리한 복식호흡으로 숨이 차거나 하는 증상이나 소화블량 같은 증상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단전호흡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열감을 극대화해서 느끼려다 보니 숨찬 증상이나 특정부위로 열이 옮겨다니는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며 “심한 경우 정신질환과 비슷한 증상으로 망상이나 환각을 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열이 옮겨다니는 증상은 고착화되면 신체 특정부위에 열이 지속적으로 남아있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느낌을 강하게 느끼려는 욕구로 인해 체내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어 심한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 어려운 동작의 요가, 관절엔 ‘무리’ 같은 심신수련의 방법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요가도 부작용의 위험이 있다.
특히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수련원들을 통해 3~4개월의 교육으로 자격증을 획득한 강사들이 많아 더욱 불안할 수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위기다. 사)대한요가협회 김광백 회장은 요가의 부작용에 대해 “처음 배우는 이들 중 젊은 혈기에 난이도 있는 동작을 통해 목관절이나 허리관절이 다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심한 경우 마비까지도 경험할 수 있다”고 주의를 요했다.
김 회장은 “건강을 위해 하는 요가라면 난이도 있는 동작보다는 건강을 위해 수련한다는 본연의 목적에 맞춰 수련해야 한다”며 어려운 동작을 통해 유연성을 얻는 것만이 꼭 요가의 목적이 아님을 주장했다.
그는 또 “인도에서 처음 들어온 날것 그대로의 요가는 난이도 있는 동작을 주로 하기 때문에 몸의 기본이 부족한 이들에게는 자칫 불균형한 몸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며 생활체육 이상으로 무리한 수련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생활체육으로서의 단전호흡이나 요가의 장점은 결코 무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도를 넘어서 무리한 수련을 한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그들의 목소리는 흘려들을 수 없는 경고다.
/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