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침으로 고혈압 다스린다고?”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연도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기준으로 고혈압 유병률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고혈압 유병률은 2005년 평균 27.9% 이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2010년에는 고혈압 환자가 824만명을 육박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국민적인 계몽과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고혈압 환자 수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우리나라 고유의 침법이 고혈압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 따르면, 고혈압과 관련된 침법 논문은 크게 세 가지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 가지 논문은 각각의 특정 침법을 고혈압 환자에게 실시해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지에 대한 증례보고 형식이다.

우선 황구침법을 이용해 수축기 혈압이 ≥140mmHg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인 고혈압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이다.

이 경우, 대상자의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은 4회 황구침법 시술 후에 유의하게 감소됐다고 발표됐다.

격팔상생역침법을 이용한 경우는 수축기 혈압 ≥120mmHg 이거나 이완기 혈압 ≥80mmHg인 준고혈압 및 경증 및 중등증의 본태성 고혈압 환자 30명 대상으로 한 결과, 대상자의 수축기, 이완기 혈압은 10회 격팔상생역침 시술 후에 유의하게 감소했다는 내용이 보고됐다.

논문에 의하면, 격팔상생역침법을 이용한 결과 경10회 시술한 결과 수축기 혈압은 평균 21.18, 이완기 혈압은 14.9 떨어졌다.

또한 수축기 혈압 ≥120mmHg 이거나 이완기 혈압 ≥80mmHg인 준고혈압 및 경증 및 중등증의 본태성 고혈압 환자 14명 대상으로 화침법을 이용한 결과, 대상자의 수축기, 이완기 혈압은 10회 화침 시술 후에 유의하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 같은 침법은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행할 수 있는 하나의 학설이 될 수 있을까? 한국한의학연구원 의료연구부 한창현 선임연구원은 “이번 논문들은 하나의 증례보고”라며 “현재 연구원에서는 한의원 단위의 침법들이 효과가 있는지 증명할 수 있는 루트를 마련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창연 선임연구원은 “다시 말해, 우리의 침법을 세계적으로 소개하고 좀 더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증명을 하기 위한 시작 단계”라며 “모든 환자들을 위한 방법이 되기 위해서는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당장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하나의 학설은 아니고 학설이 되기 위해 장기적인 시선에서 계속해 실험 중이며 계속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이번 보고들은 우리나라 침법의 세계화를 위한 시작 단계라는 것.

한국한의학연구원 측은 연구결과의 활용 계획에 대해 “임상에서 다용되는 침구치료법의 치료 효능평가를 통한 침구치료 기술 확대 유도와 한의원 단위 연구 네트워크 및 임상한의사 교육을 통한 침구치료 연구의 활성화”를 꼽았다.
더불어 “과만성질환 및 노인성 질환의 침치료 효과 구명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의 침 치료 기술보급으로 노인 인구의 의료비 절감 및 삶의 질 향상”을 강조했다.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일부 의학계 관계자들은 한의계의 이번 발표에 대해 “아직 학설이 될 만큼의 단계는 아니지만 한의학의 과학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한고혈압학회 관계자는 “고혈압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방법이 생겼다면 항상 환영한다”며 “다만 이번 논문은 아직 잘 살펴보지 않아서 결과에 대해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통계학적인 객관성을 증명할만한 과학적인 실험방법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와 함께 “치료 방법이 일반적으로 쓰일 수 있으려면 5년 이상 장기 임상 결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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