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와 셔벗에서 홍시맛이 나는데…
그냥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건데…

가을이 어느새 깊다. 도심을 벗어난 시골 들녘은 더욱 그렇다. 담장 밑이나 논두렁에는 누렇게 익어가는 늙은 호박이 탐스럽고 미처 거두지 못한 붉은 고추도 정겹다. 지붕보다 높이 솟은 감나무에 매달려 있는 불그스레한 홍시, 이 모두 우리가 사랑하는 가을 모습이다.
우리 가족 입맛을 달래기 위해 이 가을, 과일로 즐기는 홍시 대신 이색 요리 한 번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가장 대중적인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홍시 셔벗’<사진>. 과육을 으깨서 설탕과 레몬즙을 약간 더한 뒤 냉동고에 얼리기만 하면 끝! 얼기 시작하면 중간에 두 번 정도 긁듯이 위아래를 섞어주자. 더욱 부드러운 셔벗을 즐길 수 있다.
홍시로 소스를 만들어도 별미다. 역시 과육만 으깨 설탕과 식초를 동량으로 넣고 참기름과 소금 등으로 간을 맞춰 냉동실에 살짝 얼린다. 양상추와 토마토 등의 채소 샐러드 위에 끼얹으면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소스 맛에 입 안이 환해진다. 치킨이나 새우를 데치거나 튀겨서 차게 즐기는 전채 스타일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
한 겨울에 즐기는 ‘홍시 주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맛. 이맘때 넉넉히 사서 껍질째 씻어 냉동해 놓으면 편리하다. 주스 만들기 20분 전에 꺼내 자연 해동한 후 꿀을 약간 넣어 믹서에 껍질째 갈면 색이 고운 주스가 된다.
그런데 주의할 점이 있다. 감에는 타닌 성분이 들어 있어 수렴 작용을 도와 위궤양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는 좋으나 변비가 있는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철분과 잘 결합하는 타닌의 성질로 인해 빈혈이 있는 사람도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과당과 비타민C, 콜린이라는 성분이 풍부해 숙취 해소에는 크게 도움이 된다.
/ 최승주·올리브쿠킹스튜디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