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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피임약, 웬지 불안하다구요?

헬스조선 편집팀 | 기고자=서용수 을지병원 산부인과 교수

"여성은 스스로 자기 육체의 완전한 주인이 되어야 하고, 원하는 아이가 축복 속에서 태어나야 한다"

최초로 피임기구를 만든 미국의 간호사 출신 마가렛 생거 여사의 말이다. 피임 방법에 대한 연구는 50여 년 전부터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00% 확실한 피임법은 아직 없다. 결국 모든 종류의 피임법은 실패할 확률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Enjoy Life, Enjoy Love'라는 말이 성행할 정도로 봇물 터진 성 개방 시대인 지금 여성들에게 있어 피임의 중요성은 날로 더해만 가고 있다.
좀 더 확실한 피임 방법을 궁금해 하며 산부인과를 찾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경구피임에 관해서는 잘못된 편견이 참으로 무성하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이해 물놀이나 해외여행에 방해를 받지 않으려고 구입한 경구피임제를 막상 먹으려니 불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오해 1. 경구피임제는 왠지 불안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콘돔의 피임 실패율은 약 3%인데 비해 경구피임제는 사용 처음 1년간 임신할 가능성이 0.1% 정도로 여러 피임법 중 실패율이 가장 낮다. 경구피임제는 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주어 배란을 억제함과 동시에 자궁 내막, 자궁 경부의 점액질을 변화시키며, 난관의 운동성을 저하시킴으로써 정자의 이동과 착상을 방해한다. 약의 종류에 따라 21정이거나 28정으로 되어 있는데 큰 차이점은 없다. 매일 복용해야 하는 28정 단일성분제제의 경우는 쉬는 날 없이 매일 복용해야 하며, 21정으로 되어 있는 복합형제제는 3주간 복용하고 1주간을 쉬며, 쉬는 1주 동안 월경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경구피임제는 21정의 복합형제제로 단일성분제제에 비해 출혈 및 무월경의 빈도가 현저히 줄며 피임의 성공률도 높다.

오해 2. 부작용이 많아 먹기 꺼려져요

경구피임제를 복용해본 여성 중 오심, 구토, 유방통, 체중증가,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경구피임제가 여러 물질대사, 영양, 심혈관계 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경구피임제에 포함된 호르몬의 양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인데, 최근에 사용되는 경구피임제의 경우 난포호르몬의 용량을 줄임으로써 부작용도 현격하게 줄었다. 다만 체질에 따라 부작용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유독 오심 및 위장 장애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잠들기 바로 전에 복용을 하거나, 그래도 효과가 없는 경우 난포호르몬 용량이 최소인 20㎍ 제제로 바꿔보면 도움이 된다. 

오해 3. 먹을수록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남편이 아내에게 피임약을 권하면 열의 아홉은 “내가 암에 걸려 빨리 죽었으면 좋겠어?”라고 대답할 만큼 경구피임제와 암의 잘못된 관계는 널리 알려진 오해다. 경구피임제와 암 발생의 연관성을 살펴보면 과거 유방암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경구피임제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유방암 검사가 일반화되면서 암의 조기발견 사례가 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히려 최근 연구결과들은 경구피임약 복용이 전이성 유방암 및 폐경 후 유방암의 빈도를 줄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경구피임약을 복용했다고 해서 발생위험률이 높아진다는 증거도 없으며,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경구피임은 자궁내막암과 난소암 예방효과 외에도 월경과다에 의한 빈혈과 월경통, 월경전 증후군, 골반염, 자궁외임신, 기능성 난소낭종, 양성유방질환,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의 발생율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오해 4. 체중이 증가한다는데 사실인가요?

여성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피임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속설도 근거가 없는 얘기다.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피임약이 체중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만 과체중인 여성일수록 경구피임제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는 있다. 2005년 미국에서 발표된 이 연구결과는 과체중과 관련된 대사가 경구피임제의 약효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보고했다.

경구 피임제의 사용에 있어서 주의할 점은 우선

▷임신 중 특히 35세 이상의 임신 여성 중 흡연을 하는 경우는 절대 복용 금지
▷처음 사용 시 배란 방지를 위해 월경시작 약 5~7일 경부터 복용할 것
▷복용 시작 후 첫 1주간은 배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콘돔 등의 다른 방법을 병용할 것
▷ 출산 후 2~3주경부터 사용 가능하지만 모유수유 중이거나
▷혈전염, 혈전질환, 뇌혈관질환, 관상동맥폐쇄 혹은 이와 같은 질환들의 과거력을 가진 경우
▷간기능 장애, 유방암, 미확인 질출혈이 있는 경우라면 복용을 절대 금해야 한다.

경구 피임제의 복용 중단 후 배란은 보통 4~6주 이내에 회복되는데 수개월 동안 월경이 없을 수도 있지만 6개월 이상을 넘기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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