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그날’이 오면 모든 여성이 ‘이효리’가 된다?

배란기의 여성들은 남성을 사로잡기 위해 더욱 섹시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미 UCLA대학 마티 헤이슬턴 박사 연구팀이 배란기와 비(非)배란기에 찍은 동일한 여성의 사진을 42명의 남녀에게 보여준 결과, 60%가 “배란기에 찍은 사진이 더욱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배란기 여성의 신체적 변화는 이미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의들은 여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면서 피부가 매끈해지고 가슴이 커지며, 여성만의 독특한 체취가 더 많이 나게 된다고 설명한다. 월경 후 14일 무렵 자궁경관에서 탄력이 좋은 점액이 나와 성관계를 편하게 하도록 하고 정자가 자궁 내로 진입하는 것을 돕는다는 설명도 있다.

여성호르몬 분비의 활성화로 인해 일시적으로 성욕이 증대된다는 이론도 있다. 이에 따라 화장을 더 진하게 하고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더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는 등 자신도 모르게 행태가 변한다는 것이다. 때론 다른 여성을 헐뜯는다거나 애인이 아닌 다른 남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페로몬 등 남성적인 체취에 끌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배란기에 일어나는 이러한 변화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 등 호르몬 분비 변화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분당 차병원 산부인과 김미란 교수는 “배란기에는 1~2일간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일시적으로 치솟는다”며 “여성이 배란기에 가장 강한 성욕을 갖게 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이 작은 자극에도 민감해지게 하는 호르몬이고, 테스토스테론은 성욕을 증가시키는 호르몬이다. 일부 행동학자들은 여성의 배란기에는 동물의 발정기처럼 생식본능이 강해져 자손을 번식시킬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한다.

배란기의 또 다른 특징은 여러가지 통증이다. 난소에서 난자가 배출되면서 배란통이 나타날 수 있고, 이로 인해 소량의 질 출혈이 있는 사람도 있다. 가슴이 커지면서 가슴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러나 배란기 여성의 심리와 행동의 변화는 아직 정설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고대 구로병원 고영훈 교수는 “사람의 행동 변화는 호르몬의 불균형, 인체 네트워크 고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것으로 호르몬 분비만으로 판단을 내리기엔 성급하다”고 말했다.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hs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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