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김정일 차남이 앓고 있다는 여성호르몬과다분비증은?
입력 2006/10/12 09:36
최근 한나라당의 정형근 의원은 “김정일의 차남인 김정철이 엘리트이지만 여성호르몬 과다로 유방이 나오는 등 이유로 김 위원장은 그를 남자답지 못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 그 전에도 일본의 프로그램에서는 “김정철이 여성호르몬과다분비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근육증강제를 과다 섭취한 부작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진위여부를 떠나 여성호르몬과다분비증은 어떤 질환이길래 남성에게서 유방이 나오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걸까?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은 여성에게만,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녀는 모두 성호르몬 즉,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을 가지고 있다.
다만 남성에게는 여성호르몬이, 여성에게는 남성호르몬의 비율이 매우 적을 뿐이다.
남성호르몬은 남성적 이차 성징 발현을 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체모가 많아지게 해주고 근육질의 몸을 가질 수 있게 하며 목소리를 굵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반면, 여성호르몬은 여성의 부생식기를 발육시키고 발육된 생식기의 기능을 유지시켜 여성의 이차성징을 나타나게 한다.
이에 가슴이 발달하게 되고 골반부위가 커지며 목소리도 가늘어지게 된다.
여성호르몬과다분비증이란 말 그대로 이 같은 여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것이다.
경희의료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성운 교수는 “여성 스스로에게서 나타나는 여성호르몬의 과다 분비는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데 주로 생리가 불순이나 생리양이 많아질 수 있지만 그 것 때문에 불편하지는 않은 정도”라고 말한다.
그러나 남성에게서 여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김성운 교수는 “남성에게 여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여성형 유방, 정자 수 감소로 인한 불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여성처럼 목소리가 가늘어지고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전체적으로 여성화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물론 남성에게서 여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김 교수는 “남성에게서 스스로 여성호르몬이 과다 분비가 된다면 뱃속의 잠복고환이 변형되어 암이 되는 경우 등의 드문 상황일 때”라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약물 남용 등의 외부 요인에 의해서인데 근육 강화를 위해 남성호르몬을 과다 섭취할 경우 일종의 부작용으로 오히려 남성의 여성화가 될 수 있는 것.
따라서 근육 강화 등을 위한 약물 복용 등으로 여성 호르몬 과다 분비가 의심된다면 바로 약물을 끊어야 한다.
하지만 남성이 약물을 바로 끊는다고 해서 이미 나온 가슴이 다시 들어가지는 않기 때문에 가슴이 너무 나왔거나 할 때에는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특히 성호르몬인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은 기름에 녹는 지용성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몸에 축적되므로, 남성호르몬 또는 여성호르몬을 과다 섭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는 갱년기 치료에서 사용되는 성호르몬도 마찬가지인데 전문가들은 “어떤 호르몬이든 과다한 양이 체내 있으면 그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분당제생병원 신동현 내분비내과의는 “성호르몬의 이용은 항노화작용에 뛰어난 역할을 맡기도 하지만 당뇨환자 등의 경우는 악화가능성이 있고 대장암세포를 성장시키기도 하므로 호르몬 치료 전 사전 검사는 필수”라고 밝혔다.
또한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의 김범택 교수도 “여성호르몬의 과다분비 혹은 투여는 치매 증가와 유방암 유발을 일으킬 수 있으며, 남성호르몬도 과다분비나 투여는 전립선비대증과 탈모가 심해질 수 있게 하므로 정확한 용량의 조절과 호르몬 치료 전의 충분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최근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 연구팀은 남성노인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호르몬 수치가 높을수록 치매의 위험성이 높은 반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트오스테론 수치는 인지기능 감소와 무관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