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으로 2~3년간 3~4차례에 걸쳐 뇌수술을 받은 김모씨는 오른쪽 뇌수술로 왼쪽 손과 발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나 3개월간의 음악치료 결과 조금씩 호전되는 결과를 낳았다.
김씨의 치료를 담당한 음악치료사 하은경씨는 “처음에는 여러 음들의 진동을 거의 못 느꼈으나 특정 음 하나에서 마비된 팔에 심한 통증을 표현했다”며 “재활치료와 음악치료를 병행하며 점차 혼자 힘으로 앉고 서고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우리나라에도 미술, 음악, 춤과 같은 예술매체를 통해 심리치료는 물론 재활치료의 프로그램으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예술분야의 매체를 통해 환자를 다루는 치료법으로 각광받아 ‘예술치료’라는 이름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특히 심리치료의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미술치료나 음악치료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일반대중들에게 알려져 있기도 하다. 게다가 얼마 전부터는 무용이나 동작을 이용한 치료도 증가하는 추세.
서울 등촌동에 사는 10살 최 모군의 경우 평소 산만하고 집중력이 보통 또래들과 달랐다. 단순히 장난기가 많은 줄만 알았던 엄마는 아이가 학교친구들과 적응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자 미술치료를 택했다.
아이의 엄마인 정 모씨는(37)는 “예전보다 많이 차분해지고 무엇보다 공격적이었던 아이의 성격이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으로 학교친구를 집에 데리고 오기도 했다”며 무엇보다 대인관계를 회복한 것이 가장 기쁘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6~7세에 해당하는 IMF경제난직후와 맞물려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 치료를 요하는 아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부모의 맞벌이가 늘어 아이양육에 신경 쓰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점들이 요즘 들어 하나둘씩 총체적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심리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은 비단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들도 그 예외는 아니다.
한국미술치료연구센터 관계자는 “대인관계의 어려움이나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 내담하는 성인들이 늘고 있다”며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한테도 말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 자신도 몰랐던 부분들이 작품을 통해 드러나 객관화 시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 예로 나무그림의 경우 그 형태에 따라 각기 다른 심리적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지면이 없는 밑둥을 그림 그림은 불안정하고 금지로 억제된 상태를 의미한다. 곧게 쭉 뻗어 평행을 이룬 줄기는 적응성이 결여된 상태를 의미한다고. 반면 울창한 가지는 자신감과 자아에 대한 집착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그림진단은 치료를 위한 과정일 뿐이며 획일적인 일반화는 곤란하다고 전했다. 전문가의 심층적인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는 것이 완전한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높다.
무용·동작치료 역시 최근 국내에 학회가 설립돼 활발히 활동이 늘어가는 추세다.
한국 무용·동작심리치료학회 관계자는 “무용을 통해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 신체 운동성을 회복시키는 한편, 신체의 표현적인 움직임을 통해 무의식속에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억압이나 갈등요인을 찾아 심리적 정화를 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심리치료뿐 아니라 재활치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일부 대형 병원이나 요양원들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이러한 예술치료의 역할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