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를 한 적이 없는 여성의 자궁에 혹이 생긴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MBC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의 주인공 고병희(고현정 역)가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3류 성인잡지 기자지만 실제로는 성에 대해 무지한 노처녀. 어느 날 심한 생리통으로 산부인과를 찾은 고병희는 ‘자궁근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성경험도 없었는데 자궁에 혹이 생겼다는 사실도 황당하지만, 그보다도 근종이 암으로 심화돼 사망하거나 아이를 낳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극중 그녀는 펑펑 눈물을 쏟는다. 과연 그녀가 앓고 있는 자궁근종은 어떤 질환일까.
자궁근종은 자궁조직의 이상작용으로 인해 생기는 양성종양(물혹)으로 성관계 여부와 관계없이 가임 연령의 20% 이상, 35세 이상 여성들의 경우는 30%이상이 자궁근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궁근종이 이처럼 흔한 산부인과 질환인데도 여성호르몬의 영향이라는 것 외엔 아직까지 정확한 기전이나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개인마다 증상이 다양해서 혹이 커지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또 근종이 있다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때도 많다. 자궁근종이 있는데도 신체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굳이 근종을 제거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로 인해 생리통이 심하다거나, 출혈이 발생해 빈혈이 생긴다거나, 자궁근종이 빠른 속도로 커진다거나, 임신이 안 될 땐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성석주 교수는 “자궁근종은 다발성이며 재발위험이 있어 완치하기는 어렵다”며 “요즘은 의술이 발달돼 있어 쉽게 근종을 떼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근종을 떼어내는 데는 몇 가지 방법이 사용된다. 우선 배나 자궁에 고주파침을 찔러 전압을 가해 근종을 녹이는 자궁근종용해술은 비교적 간편한 수술방법이나 재발의 위험이 따른다. 둘째, 질을 통해 근종을 밖으로 끄집어 내는 복강경 수술은 자궁근종을 100% 제거할 수 있고 안전한 것으로 검증됐다.
셋째, 근종의 크기가 비교적 큰 경우에는 개복 수술을 실시해야 한다. 배를 절개하는 수술법이라 수술부분이 아무는 시간이 5~7일 정도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세란병원 산부인과 박명진 과장은 “20~30대 여성들의 경우 연 1회 이상, 60세 이후에는 연 2회 이상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월경통, 빈뇨, 변비, 비만 등의 증상이 있으면 자궁근종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hsj@chous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