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으로 어린이 변비 환자가 늘고 있다. 얼마 전 한 병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소아변비 환자가 20% 가량 늘었다고 한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육류 섭취는 증가한데 비해 섬유질 섭취가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이들의 경우, 낯선 환경에 처하거나 놀기에 바빠 배변을 참는 것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어 부모님의 관심과 보살핌이 더욱 필요하다.
변비가 생겼다고 무조건 대변을 보게 하는 것보다 왜 변비가 생겼는지 원인을 찾아 해결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식욕부진이 변비의 원인인 경우와 참는 습관이 원인인 경우는 해결방법이 다르다.
아이에게 변비가 생기면 먼저 배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말고, 연습을 통해 배변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해야 한다. 아침 식사 직후 등 일정한 시간에 5분 정도 변기에 앉게 해서 규칙적으로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갖도록 하고 대변을 보았을 때 상을 주거나 달력에 스티커를 붙여 칭찬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아 변비, 원인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도 달라져
보통 변비는 대장의 이상 때문에 생긴다. 한방에서는 이 밖에도 속열이나 식체, 기체, 진액 및 기력 부족 등도 변비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평소 속열이 많아 얼굴빛이 붉은 편이고 손발이 항시 따뜻한 아기의 경우, 대변이 마르고 땡글땡글하다. 땀이 많고 더운 것을 싫어하며, 소변의 색이 진한 것도 특징이다.
딱딱하고 소화되기 힘든 음식을 먹은 후 체하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며칠간 대변이 나오지 않고 윗배가 빵빵하며 통증이 있다. 트림, 구토가 있고 분유나 밥을 전혀 먹지 않으려고 한다.
예민한 아이들이 스트레스(심리적 원인)로 인해 기운의 소통이 막혀서 생기는 기체(氣滯)성 변비는 심해지면 배가 빵빵해지고 식욕이 감소한다.
진액이 부족해서 오는 변비는 허약성 변비의 일종으로, 몸의 물 기운이라 일컬어지는 ‘진액’이 부족해져서 생긴다. 대변이 바짝 말라 있고, 입술과 손톱이 희고 입이 잘 마르며, 조금 큰 아이는 어지럽다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한다.
기력이 부족해서 오는 변비 역시 허약성 변비의 일종이다. 복부와 장의 근육에 힘이 떨어져서 온다. 수시로 대변을 보고 싶어 하지만 잘 나오지 않는다. 평소 식은땀을 많이 흘리며, 대변을 보고 나면 더욱 힘이 빠진다.
딱딱하고 동글동글한 토끼 똥 누면 소아 변비 의심
변비는 진단명이 아닌 증상으로, 대변보는 횟수가 적고, 변이 딱딱해 배변이 힘든 상태를 말한다. 보통 엄마들은 배변 횟수만으로 변비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 자주 변을 보더라도 너무 딱딱하고 건조한 변을 본다든지 대변을 볼 때 아파하면 변비를 의심해볼 수 있다.
보통 배변 횟수가 주 2회 이하이거나(신생아는 1일 4번, 1세 전후는 1일 2번, 4세 이후는 1일 3번~주 3회까지를 정상배변으로 봄), 단단하고 마른 변(일명 토끼통) 때문에 배변을 힘들어하면 변비로 진단한다. 좀 큰 아이들의 경우 변비가 생기면 이유 없이 다리를 꼬거나 구석에 앉아 발뒤꿈치로 엉덩이를 누르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한 속옷에 마른 변이 묻어있거나 잘 놀다가 멈춰서 변을 참는 모습을 보일 때, 배를 만지면 딱딱할 때, 이유 없이 보채거나 배가 아프다고 할 때 소아 변비를 의심해봐야 한다. 변비는 반복적인 요로감염과 야뇨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단순히 매일 대변을 본다고 하여 안심하는 것은 잘못이다.
소아 변비 치료, 장 기능 회복이 우선
일부 엄마들은 변비를 별 문제 아니라고 생각하고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변비가 지속되면 아이는 식욕이 떨어지고 짜증이 많아진다. 식욕부진이 오래되면 성장발육에도 지장을 초래할 뿐 아니라 두통, 신경과민, 피로, 피부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학습능력 저하도 올 수 있다.
한방에서의 어린이 변비 치료는 비위나 장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또한 심리적 상태와 생리기능 부조화 등의 요소를 고려하며, 한열허실(寒熱虛實)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소아변비의 한방치료는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아이들이 침에 대한 공포감이 심하기 때문에 마사지나 지압법으로 대치하지만 큰아이들의 경우에는 침구치료도 병행한다.
올바른 식습관 형성과 배변의 즐거움 느끼는 것이 중요
변비를 예방하려면, 약보다 잘 차려진 밥과 반찬을 먹어야 한다. 전체 식사량이 많아야 하며 섬유소가 많은 음식(콩, 해조류)을 충분히 섭취한다.
아이들 중 일부는 우유 때문에 변비가 심해지기도 하므로 두유를 먹이는 것이 좋다. 과일이나 야채 등으로 부족한 섬유질을 보충해주고, 아이가 먹기 쉽게 주스로 갈아 먹여도 좋다. 밥은 콩밥 등 잡곡으로 먹이고 물을 많이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우유, 아이스크림, 살은 당근, 감, 토토리 등이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아이들의 특성상 변비 예방을 위해서는 배변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소아변비는 축적성(retentive) 변비라고도 하는데, 아이들의 직장은 어른보다 탄력성이 더 좋아서 변을 더 오래 잘 참을 수 있다. 때문에 아이들이 변을 참으면 변이 다시 위로 올라가서 항문에서의 감각이 사라지고 변의가 사라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오래 쌓여 있다 보면 수분이 다 흡수되어 변이 딱딱해지고 배변이 힘들어진다. 그럴수록 아이는 대변보는 것을 더욱 싫어하게 되어 변을 참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대변을 보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가능하면 매일 같은 시간대에 아이가 대변을 볼 수 있도록 훈련시키되 쫓기지 않는 시간에 여유 있게 배변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또 변기에 발 받침대를 받쳐주는 등 변기에서 편안한 자세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줘야 한다.
변비가 있는 아이들의 경우 대변이 딱딱하고 굵게 나오기 때문에 항문에 상처가 생기기도 하는데 항문 주변에 연고를 잘 발라서 치료해주고 아이가 딱딱한 대변을 밀어내기 너무 힘들어하면 면봉에 오일이나 바세린을 붇혀 항문 조금 안쪽에 발라주는 것이 좋다. 배변 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변을 못 봤다고 혼을 내거나 위협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배변을 지나치게 강요하면 ‘화장실 가기 정말 싫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엄마 손은 약손, 아이의 대장 운동 돕는 경락 마사지
장이 약한 아기는 하루에 1~2회 정도만 경락 마사지를 해주면 장을 튼튼히 해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 아기의 둘째손가락의 엄지쪽 측면 마사지/ 아기의 둘째손가락 손톱에서 엄지와 둘째손가락이 갈라진 부분까지 엄마의 둘째손가락을 이용해서 문지른다. 손가락 끝에서 손가락 밑으로 밀어 내리면 대장을 보강하고, 반대로 밀어 올리면 대장을 맑게 하며 열을 없앤다. 대장을 보강하는 법을 쓰면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고, 대장을 맑게 하는 법을 쓰면 장의 염증이나 변비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약 1백~3백 회 정도 문지른다.
◎ 아기의 엄지쪽 손바닥의 도톰한 살집 부위 마사지/ 엄마의 엄지손가락으로 아기 손바닥의 손목 부위에서 엄지손가락 마디까지 도톰한 살집 부위를 아래위로 문지른다. 비위와 장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약 1백~3백 회 가량 문지른다.
◎ 천추 문지르기/ 배꼽을 중심으로 좌우 1~2cm 떨어진 부위에 자리한 천추를 둘째와 셋째손가락을 이용해서 가볍게 50~100회 정도 문질러준다. 대장의 기가 모이는 곳으로 이곳을 자극하면 대장의 배변기능이 강해지고 장내 염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 배 마사지/ 변비가 심한 아기는 배꼽을 중심으로 시계 방향으로 돌려 1백 회 정도 마사지한다. 피부가 약간 발그레해질 정도가 되어야 좋다. 단, 너무 심하게 누르거나 속도를 빠르게 하여 피부가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1)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따뜻한 손바닥으로 배 전체를 20~30회 시계방향으로 마찰한다.
2) 배를 가로세로 각 3등분하여 천천히 차례차례 따뜻한 손가락으로 너무 날카롭지 않게 누른다. 아이가 숨을 내쉴 때 누르고, 들이쉴 때 손을 뗀다. 뭉친 듯한 부분이 있으면 덩어리가 풀릴 때까지 천천히 원을 그리듯 문질러 준다.
3) 마지막으로 배 전체를 따뜻한 손바닥으로 20~30회 가볍게 비벼준다.
4) 이상을 아침저녁으로 실시한다.
◎ 아이를 반듯이 눕히고 양쪽 다리를 굽혔다 폈다 하는 운동을 천천히 10여 번 한 다음, 한쪽 다리씩 각각 10여번 굽혔다 폈다 하는 운동을 한다. 그리고 바셀린이나 연고를 항문에 바르고 부드러운 휴지나 약천을 항문에다 대고 가볍게 배를 누른다. 10번 정도 배를 눌렀다 놓았다 하면 1~5분 사이에 변이 나올 수 있다.